레리에고스 — 포플러 길 30.7km 끝, 컵 김치를 나눠 준 순례자들

TheOnZu Camino Francés · 소도시 특집

Camino Francés · 소도시 가이드

Reliegos 레리에고스

사아군을 나서 강을 건너고 베르시아노스와 엘 부르고 라네로를 지나, 포플러가 끝없이 늘어선 길을 따라 산타스 마르타스시의 마을 레리에고스에 닿는 30.7km.

  • 스페인 · 레온주
  • 사아군 · 30.7km
  • 거점 · 베르시아노스·엘 부르고 라네로 경유
30.7km사아군 → 레리에고스
7시간 38분2025-08-01 실제 07:15→14:53
298명마을 인구
포플러 나무가 양쪽에 줄지어 선 흙길이 지평선까지 곧게 뻗어 있다. 오른쪽에 아스팔트 도로가 나란히 지난다
2025-08-01 13:02 · 엘 부르고 라네로를 나서면 시작되는 포플러 길. 한 시간 넘게 이런 길이 이어진다.
왜 이 길을 걸었나 — 2025년 7월, 아내는 유방암 3기 치료를 받고 있었다. 선항암과 전절제 수술과 방사선이 끝난 뒤였고 약과 주사는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곁을 지키다가 막내아들과 길을 나섰다. 아내의 회복을 빌며 걸은 44일이고, 이 글은 그중 22일째(2025-08-01)의 기록이다. 마을 정보는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함께 적는다. → 걷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01

개요 — 산타스 마르타스시의 순례길 마을

레리에고스는 인구 298명이다. 행정구역상 독립된 마을이 아니라 산타스 마르타스시에 속한 마을이고, 순례길이 실제로 지나는 곳은 이 레리에고스다. 시청 소재지인 산타스 마르타스 자체는 순례길에서 남쪽으로 떨어져 있다(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reliegos, 2026년 9월 확인).

1947년, 이 마을 레알 거리에 23×10cm 크기의 운석이 떨어졌다는 기록이 있다. 마을 입구에는 엘비스라는 별난 이름의 바도 있다.

이 하루는 세 마을을 지난다.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카미노에서 처음 쉬고, 엘 부르고 라네로에서 두 번째로 쉰다. 그리고 그 뒤로 포플러가 끝없이 늘어선 길이 한 시간 넘게 이어져 레리에고스에 닿는다.

풀밭 옆에 세운 나무 안내판. 마을 지도와 REL IEGOS DE LAS MATAS 라는 제목, 다국어 환영 문구가 인쇄돼 있다
2025-08-01 14:53 · 마을 입구의 안내판. 지도와 여러 언어로 된 환영 문구가 있다.
주황빛 벽 건물 정면에 ALBERGUE DE PEREGRINOS LA PARADA BAR-RESTAURANTE 라고 적힌 간판이 붙어 있다
2025-08-01 18:09 · 알베르게 라 파라다. 숙소와 식당을 함께 운영한다.

이 글은 전날 숙소인 사아군을 나와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카미노와 엘 부르고 라네로를 지나 레리에고스에 드는 하루를 다룬다. 다음 거점인 레온까지는 다음 편에서 다룬다.

02

가는 법 — 30.7km, 마을 셋과 긴 포플러 길

거리는 세 구간을 합친 값이다. 사아군에서 베르시아노스까지 10.3km, 베르시아노스에서 엘 부르고 라네로까지 7.4km, 엘 부르고 라네로에서 레리에고스까지 13.0km다(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bercianos-real-camino, 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burgo-ranero, 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reliegos, 2026년 9월 확인). 합치면 30.7km다.

사아군을 나서면 곧 세아강을 건넌다. 그 뒤로는 대부분 평지이고, 마을과 마을 사이에 포플러 가로수길이 이어진다. 가장 긴 구간은 엘 부르고 라네로를 나선 뒤다. 13.0km 동안 마을이 없고, 대신 나무 그늘이 계속 따라온다. 우리는 07시 15분에 사아군을 나섰고, 14시 53분에 레리에고스에 닿았다.

2025년 8월 1일 실제 통과 시각 — 사아군 07:15 출발, 레리에고스 14:53 도착
사아군 베르시아노스 엘 부르고 라네로 레리에고스 07:15 09:12 10:59 14:53 0.0km 10.3km 17.7km 30.7km 누계 거리는 그론제 기준, 시각은 그날 찍은 사진의 촬영 시각이다. 굵은 주황 구간(엘 부르고 라네로 이후 13.0km)에 마을이 없다.
돌다리 옆 난간에 붙은 갈색 표지판에 RIO CEA 라고 적혀 있다. 다리 아래로 강물이 흐른다
2025-08-01 07:16 · 사아군을 나서며 건너는 세아강 다리.
아침 햇살 속 포플러 가로수길. 나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2025-08-01 07:19 · 강을 건너면 곧 포플러 길이 시작된다.
벤치에 몸을 기댄 순례자. 배낭을 옆에 내려놓고 아침 볕을 쬐고 있다
2025-08-01 08:38 · 이른 아침의 벤치. 잠깐 앉았다 다시 걸었다.
벽돌로 지은 소박한 예배당. 지붕에 작은 종탑이 있고 앞은 마른 풀밭이다
2025-08-01 08:54 · 길가의 작은 예배당.
흰 콘크리트 표석에 걸터앉은 사람. 360.7 Km 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고 배경은 포플러 나무다
2025-08-01 08:21 · 산티아고까지 360.7km 표석.
파란 순례길 표지판에 노란 화살표와 LEÓN 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옆에 작은 석상이 있다
2025-08-01 09:02 · 레온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 이제 레온주 안쪽으로 더 들어간다.
경유지 — 누계 거리와 그날 실제 통과 시각
지점누계통과그날 있던 것
사아군0.0km07:15출발. 세아강 다리를 건넌다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카미노10.3km09:12알베르게 라 페랄라에서 첫 휴식
엘 부르고 라네로17.7km10:59돌 표지석, 카페 두 곳에서 휴식
레리에고스30.7km14:53도착. 마을 안내판

03

둘러볼 곳 — 마을 셋을 잇는 포플러 길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카미노 — 벽화가 그려진 알베르게

베르시아노스는 인구 208명이다. 마을 어귀 400m 앞에 있는 알베르게 라 페랄라는 53침상 규모로, 벽에 순례자 실루엣을 그린 긴 벽화가 있다. 순례자 신분증만 있으면 묵을 수 있는 교구 알베르게(53침상, 무료, 4월 1일–10월 31일)도 있다(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bercianos-real-camino, 2026년 9월 확인).

포플러 그늘 아래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 길이 완만하게 휘어진다
2025-08-01 09:02 · 베르시아노스로 드는 마지막 길.
야외 테라스에 앉은 순례자 둘. 탁자에 간식이 놓여 있고 파라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2025-08-01 09:12 · 라 페랄라 테라스에서 첫 휴식.
주황빛 벽 건물에 ALBERGUE LA PERALA 라고 적힌 원형 로고 간판이 붙어 있다. 앞에 파라솔 달린 야외 탁자가 있다
2025-08-01 09:32 · 알베르게 라 페랄라. 마을 어귀에서 첫 휴식을 취한 곳이다.
긴 벽면에 순례자들이 걷는 모습을 실루엣으로 그린 벽화가 이어진다. 앞에 잔디밭이 있다
2025-08-01 09:32 · 알베르게 벽의 순례자 실루엣 벽화.
흙벽 건물 모퉁이에 붙은 파란 명판에 ERMITA SAN ROQUE 라고 적혀 있다. 옆에 나무 그늘 벤치가 있다
2025-08-01 09:38 · 산 로케 예배당. 마을 안쪽에 있다.
나무 아래 세운 노란 안내판에 지도와 LÍMITE DEL REAL CAMINO 라는 제목이 적혀 있다
2025-08-01 09:39 · 마을을 나서는 안내판. 여기서부터 레알 카미노 구간이 시작된다.

엘 부르고 라네로 — 낮은 관목 지대의 이름

인구 273명. 마을 이름은 낮은 관목이 우거진 지대를 뜻하는 '라녜로'에서 왔다. 시영 알베르게 도메니코 라피가 48침상에 5유로로 연중 열리고, 시청에서 50m 거리다(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burgo-ranero, 2026년 9월 확인). 우리는 여기서 두 번 쉬었다. 두 번째로 앉은 자리에서는 옆 탁자의 다른 한국인 순례자들이 컵 김치를 나눠 주었다.

흰 돌 표지판에 EL BURGO RANERO CAMINO DE SANTIAGO 라고 새겨져 있다. 뒤로 낮은 벽돌담이 있다
2025-08-01 10:59 · 마을 진입. 사아군에서 17.7km 지점이다.
포석이 깔린 마을 큰길. 양옆으로 낮은 집들이 늘어서 있고 노란 화살표 표지가 바닥에 있다
2025-08-01 11:00 · 포석 깔린 마을 중심가.
파라솔 아래 야외 탁자에 순례자 여럿이 앉아 쉬고 있다. 배낭이 옆에 놓여 있다
2025-08-01 11:01 · 첫 번째 카페 휴식. 마을에 순례자가 몰려 있었다.
야외 탁자 위에 놓인 빨간 컵 용기. 뚜껑에 한글로 김치라고 적혀 있고 옆에 화분이 있다
2025-08-01 11:38 · 다른 한국인 순례자들이 나눠 준 컵 김치. 길 위에서 받은 뜻밖의 반찬이었다.
나무 아래 표석에 331 Km 라고 새겨져 있다. 옆에 순례길 조가비 표지가 있다
2025-08-01 09:52 · 산티아고까지 331km 표석. 마을을 나선 직후다.
사이프러스 나무가 줄지어 선 넓은 흙길. 밀밭이 그 사이로 펼쳐진다
2025-08-01 09:57 · 사이프러스가 늘어선 구간. 흔치 않은 조경이다.

엘 부르고 라네로 이후 — 13km의 포플러 길

이 구간이 이 하루의 성격을 결정한다. 마을을 나서면 도로를 따라 포플러가 줄지어 서 있고, 그 그늘 속 흙길을 한 시간 넘게 걷는다. 지루하다는 사람도 있고, 메세타의 다른 구간보다 훨씬 걷기 좋았다는 사람도 있다. 우리에게는 후자였다.

풀밭 위에 선 돌 십자가 기념비. 받침대에 조각이 새겨져 있고 옆에 나무 한 그루가 있다
2025-08-01 12:20 · 길가의 돌 십자가.
도로 저편에서 트랙터 한 대가 다가오고 순례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2025-08-01 12:04 · 지나가는 트랙터에 손을 흔들었다.
포플러 그늘 아래로 흙길이 곧게 이어지고 그 옆에 아스팔트 도로가 나란히 지난다
2025-08-01 13:38 · 포플러 길의 중간쯤. 그늘이 끊이지 않는다.
오후 햇살 속 포플러 나무 한 그루와 그 아래로 이어지는 흙길. 하늘에 옅은 구름이 있다
2025-08-01 14:41 · 레리에고스가 가까워지는 오후.
지평선까지 곧게 뻗은 길. 양옆은 마른 밀밭이고 하늘이 넓게 트여 있다
2025-08-01 12:57 · 마을 사이 가장 긴 직선 구간.

레리에고스 — 흙벽 마을과 빨래터

마을은 흙벽과 벽돌집이 섞여 있다. 마을 이름과 관련해 전해지는 이야기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1947년 레알 거리에 작은 운석이 떨어졌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을 어귀에 엘비스라는 이름의 별난 바가 있다는 것이다(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reliegos, 2026년 9월 확인). 마을 안에는 지붕을 얹은 옛 공동 빨래터가 남아 있고, 지금도 순례자들이 땀에 젖은 옷을 빤다.

나무 그늘 아래로 마을 초입 도로가 이어지고 저 앞에 지붕들이 보인다
2025-08-01 14:53 · 레리에고스 진입. 30.7km 지점이다.
흙벽돌로 쌓은 집 벽면에 처마가 낮게 걸려 있다. 옆으로 좁은 골목이 이어진다
2025-08-01 14:54 · 흙벽돌집. 이 지역 전통 건축 방식이다.
모퉁이 이층 건물에 BAR GIL 이라고 적힌 간판이 붙어 있다. 앞에 파라솔과 의자가 놓여 있다
2025-08-01 14:54 · 마을 모퉁이의 바. 알베르게 길과 겹쳐 있다.
지붕을 얹은 옛 공동 빨래터. 순례자 몇이 허리를 굽혀 수돗물에 옷을 빨고 있다
2025-08-01 16:12 · 마을의 옛 빨래터. 지금도 순례자들이 이 자리에서 옷을 빤다.

04

먹거리와 숙소 — 라 파라다에서

레리에고스의 순례자 숙소는 여섯 곳 남짓이다. 시영 알베르게 돈 가이페로스가 13침상으로 연중 열고(12~3월은 예약 필수), 알베르게 라 파라다가 22침상에 14~17유로(부활절–10월 31일), 알베르게 힐이 4침상 15유로, 비베 투 카미노가 5침상 13유로, 라스 아다스가 16~21유로로 연중 운영한다(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reliegos, 2026년 9월 확인).

우리는 라 파라다에 묵었다. 숙소와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라 저녁을 그대로 여기서 먹었다. 햄버거와 감자튀김, 그릴에 구운 꼬치 요리가 나왔다.

노란 접시에 담긴 두툼한 수제 햄버거와 감자튀김
2025-08-01 18:46 · 라 파라다의 햄버거. 30.7km를 걷고 먹는 저녁이다.
흰 접시에 담긴 그릴 꼬치 요리와 채소, 빵 한 조각
2025-08-01 18:46 · 그릴 꼬치 요리. 같은 상에서 나눠 먹었다.
이 마을에서 잘 수 있는 곳 — 다인실 1인 요금(2026년 9월 확인)
레리에고스 · 시영 알베르게 돈 가이페로스(13침상) 요금 확인 필요 · 12~3월 예약 필수
레리에고스 · 라 파라다(22침상) 14~17€ · 부활절–10월 31일
레리에고스 · 힐(4침상) 15€ · 부활절–10월 31일
베르시아노스 · 라 페랄라(53침상) 18€ · 4월 15일–10월 15일
엘 부르고 라네로 · 도메니코 라피(48침상) 5€ · 연중

05

실용 정보

위치
스페인 레온주 산타스 마르타스시. 사아군에서 30.7km, 시청 소재지 산타스 마르타스는 순례길에서 남쪽으로 떨어져 있다.
인구
298명. 순례길이 실제로 지나는 산타스 마르타스시의 마을이다.
직전/다음 거점
직전: 사아군(베르시아노스·엘 부르고 라네로 경유, 30.7km) · 다음: 레온. 다음 마을인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까지 5.9km.
보급
베르시아노스(10.3km)와 엘 부르고 라네로(17.7km)에 바가 있다. 엘 부르고 라네로 이후 13.0km에는 마을이 없다.
마을 시설
알베르게 6곳 남짓 · 옛 공동 빨래터 · 바 두 곳(바 힐, 엘비스).
문 여는 기간 — 2026년 9월 확인
숙소기간침상
레리에고스 · 라 파라다부활절–10월 31일22
레리에고스 · 시영 돈 가이페로스연중(12~3월 예약 필수)13
베르시아노스 · 라 페랄라4월 15일–10월 15일53
엘 부르고 라네로 · 도메니코 라피연중48

06

마무리

이 하루는 그늘이 있어 걷기 좋았다. 마을 셋을 지나고, 낯선 순례자에게 컵 김치를 받고, 포플러 길 한 시간을 걸어 흙벽 마을에 닿았다.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잊히지 않는 디테일이 남는 하루였다. 다음 거점은 레온이다.

#TheOnZu #산티아고순례길 #CaminoFrances #프랑스길 #레리에고스 #Reliegos

정보 확인

항목출처 URL확인일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카미노 인구 208명, 사아군에서 10.3km, 알베르게 라 페랄라 등 요금·운영기간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bercianos-real-camino2026년 9월 확인
엘 부르고 라네로 인구 273명, 베르시아노스에서 7.4km·레리에고스까지 13km, 알베르게 도메니코 라피 48침상 5€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burgo-ranero2026년 9월 확인
레리에고스 인구 298명, 산타스 마르타스시 소속, 엘 부르고 라네로에서 13km, 알베르게 목록(라 파라다 등), 1947년 운석·엘비스 바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reliegos2026년 9월 확인
통과 시각(07:15·09:12·10:59·14:53)과 사진2025-08-01 직접 촬영(사진 파일 시각)2025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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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Zu (보호자)

아내의 유방암 진단 이후, 식이와 생활을 직접 공부하며 기록하는 보호자입니다. 모든 글은 발표된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하며, 의학적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