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간소 — 아스토르가를 스쳐 지나 초가지붕 마을에서 잔 하루

TheOnZu Camino Francés · 소도시 특집

Camino Francés · 소도시 가이드

El Ganso 엘 간소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를 나서 아스토르가에서 가우디의 주교궁과 대성당을 보고, 오후에 다시 걸어 초가지붕 마을 엘 간소에 닿는 29.8km. 아스토르가는 하루 안에 스쳐 간 도시였다.

  • 스페인 · 레온주
  •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 · 29.8km
  • 거점 · 아스토르가 경유
29.8km오스피탈 데 오르비고 → 엘 간소
16.5km + 13.3km아스토르가까지, 그리고 그 이후
50명 미만엘 간소 인구
회색 화강암으로 지은 성곽 같은 건물. 뾰족한 탑 세 개와 아치창이 늘어서 있고 앞에 낮은 철제 울타리가 있다
2025-08-05 12:11 · 아스토르가의 주교궁. 가우디가 설계했고 지금은 순례길 박물관으로 쓰인다.
왜 이 길을 걸었나 — 2025년 7월, 아내는 유방암 3기 치료를 받고 있었다. 선항암과 전절제 수술과 방사선이 끝난 뒤였고 약과 주사는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곁을 지키다가 막내아들과 길을 나섰다. 아내의 회복을 빌며 걸은 44일이고, 이 글은 그중 26일째(2025-08-05)의 기록이다. 마을 정보는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함께 적는다. → 걷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01

개요 — 아스토르가를 스쳐 지나 초가 마을로

아스토르가는 이 하루의 절반 지점이었다. 대성당과 가우디의 주교궁을 보고, 초콜릿의 도시를 스쳐 지나 다시 걸었다.

엘 간소는 인구 50명이 채 되지 않는 마을이다. 브라수엘로시에 속하고, 로마 이전 시대부터 이어진 초가지붕 집(테이타다)이 남아 있다. 산티아고 성당 안에는 '순례자의 그리스도'를 모신 경당이 있고, 마을은 서부영화풍 간판을 단 '카우보이 바'로도 알려져 있다(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ganso, 2026년 9월 확인).

넓은 광장 앞에 선 붉은 사암 대성당. 쌍둥이 첨탑과 장미창이 있고 앞에 관광객 몇이 걸어간다
2025-08-05 12:24 · 아스토르가 대성당. 1471년에 짓기 시작했다.
야외 긴 식탁에 순례자 여럿이 둘러앉아 있다. 주인이 큰 냄비에서 음식을 덜어 주고 있다
2025-08-05 18:29 · 엘 간소 숙소의 저녁. 긴 식탁에 다 같이 앉아 먹었다.

이 글은 전날 숙소인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를 나와 산 후스토 데 라 베가를 지나 아스토르가에서 낮 시간을 보내고, 무리아스 데 레치발도·산타 카탈리나 데 소모사를 지나 엘 간소에 드는 하루를 다룬다. 다음 거점인 몰리나세카까지는 다음 편에서 다룬다.

02

가는 법 — 29.8km, 도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에서 아스토르가까지는 16.5km다. 그론제는 산 마르틴 델 카미노부터 아스토르가까지 23.7km, 상승 190m·하강 188m, 표준 도보 5시간 30분, 난이도 2/5로 적는데,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는 이 구간 7.2km 지점이라 나머지 16.5km가 이 하루의 앞부분이다. 경유지는 비야레스 데 오르비고(2.6km), 산티바녜스 데 발데이글레시아스(5.0km), 산 후스토 데 라 베가(12.9km)다(https://www.gronze.com/etapa/san-martin-camino/astorga/recorrido, 2026년 9월 확인).

아스토르가 어귀에는 순례자 기념비 크루세로 데 산토 토리비오가 언덕 위에 서 있다. 여기서 도시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아스토르가에서 대성당과 주교궁을 보고 다시 나서면, 무리아스 데 레치발도(4.7km)·산타 카탈리나 데 소모사(9.2km)를 지나 엘 간소(13.3km)에 닿는다(https://www.gronze.com/etapa/astorga/foncebadon/recorrido, 2026년 9월 확인). 합치면 29.8km다.

2025년 8월 5일 실제 통과 시각 —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 출발, 엘 간소 저녁 도착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 아스토르가 무리아스 데 레치발도 엘 간소 06:26 10:38 14:26 18:29 0.0km 16.5km 21.2km 29.8km 누계 거리는 그론제 기준, 시각은 그날 찍은 사진의 촬영 시각이다. 아스토르가에서 두 시간 넘게 대성당·주교궁을 둘러봤다.
가로등 켜진 새벽 골목. 뒤로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2025-08-05 06:26 ·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를 나서는 새벽.
도로변 VILLARES DE ÓRBIGO 표지판. 뒤로 낮은 집들이 보인다
2025-08-05 06:57 · 비야레스 데 오르비고 진입.
풀밭에 선 낮은 돌 십자가 기념비. 옆에 순례길 화살표 표지판 두 개가 있다
2025-08-05 07:01 · 마을 어귀의 순례자 기념비.
마을 골목 끝에 선 벽돌 성당. 아침 햇살이 벽을 비춘다
2025-08-05 07:54 · 산티바녜스 데 발데이글레시아스의 성당.
안개 낀 하늘에 붉고 흐릿한 해가 마을 종탑 위로 떠 있다. 아래로 지붕들이 어스름 속에 보인다
2025-08-05 07:28 · 이날 아침 해는 유난히 붉었다. 대기가 뿌예서 해가 종이등처럼 보였다.
언덕 위 마른 밭 한가운데 선 나무 십자가.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2025-08-05 09:30 · 크루세로 데 산토 토리비오. 여기서 아스토르가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언덕 위 석조 십자가 뒤로 도시 전경이 펼쳐진다. 지붕과 대성당 첨탑이 작게 보인다
2025-08-05 09:42 · 언덕 위의 석조 십자가와 아스토르가 전경.
사이프러스 나무 사이로 내려다본 도시. 붉은 지붕들이 촘촘히 이어진다
2025-08-05 09:45 · 나무 사이로 보이는 도시.
아침 햇살 속 흙길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양옆은 마른 밀밭이다
2025-08-05 08:15 · 산 후스토로 가는 아침 길.
밭 사이 흙길에서 배낭을 멘 사람이 손을 흔들고 있다
2025-08-05 08:50 · 아스토르가가 가까워지는 길.
손으로 쓴 표지판에 6 Km ASTOR... 라고 적혀 있다. 뒤로 마른 밀밭이 펼쳐진다
2025-08-05 08:58 · 손으로 쓴 표지판. 아스토르가까지 6km 남았다.
천막 지붕 아래 과일과 음료를 늘어놓은 매대. 기부함이 놓여 있고 순례자 몇이 둘러보고 있다
2025-08-05 09:20 · 길가의 기부제 과일 매대(도나티보). 값을 매기지 않고 알아서 놓고 가는 방식이다.
경유지 — 누계 거리와 그날 실제 통과 시각
지점누계통과그날 있던 것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0.0km06:26출발
비야레스 데 오르비고2.6km06:57마을 표지판, 순례자 기념비
산티바녜스 데 발데이글레시아스5.0km07:50마을 표지판
크루세로 데 산토 토리비오약 16km09:30언덕 위 십자가, 아스토르가 전경
아스토르가16.5km10:38도착. 대성당·주교궁 관람
무리아스 데 레치발도21.2km14:26마을 성당, 카미노 예술 조형물
엘 간소29.8km18:29도착. 저녁 식사

03

둘러볼 곳 — 도시 하나와 초가 마을 하나

아스토르가 — 로마 시대 두 길이 만나는 자리

인구 12,242명. 로마 시대에는 아스투리카 아우구스타라 불렸고, 두 제국 도로가 만나는 요지였다. 중세에는 순례자 병원이 스물 곳 넘게 있었을 만큼 큰 순례 거점이었다. 지금은 프랑스길과 비아 데 라 플라타 길이 이 도시에서 만난다. 1471년에 짓기 시작한 고딕 대성당과 가우디가 설계한 주교궁(지금은 순례길 박물관)이 나란히 서 있고, 18세기 시계탑을 얹은 시청도 있다(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astorga, 2026년 9월 확인).

이 도시의 별미는 코시도 마라가토다. 국물과 채소를 먼저 먹는 보통의 코시도와 달리, 고기부터 먹고 국물을 가장 나중에 먹는 순서가 거꾸로다.
다리 위를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 저 멀리 아스토르가 시가지가 보인다
2025-08-05 11:08 · 도심으로 드는 다리.
도로변 표지판에 RESIDENCIA SAN FRANCISCO DE ASÍS 라고 적혀 있고 화살표가 5km를 가리킨다
2025-08-05 12:40 · 도시 외곽의 시설 안내판.
바로크풍 시청 건물. 가운데 종탑에 시계가 걸려 있고 앞 광장에 노천카페 파라솔이 늘어서 있다
2025-08-05 11:44 · 아스토르가 시청. 18세기 시계탑이 있다.
청동 순례자 조형물이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는 모습으로 서 있다. 등에 큰 짐을 지고 있다
2025-08-05 11:12 · 도심 초입의 순례자 조형물.
나무 두 그루 사이로 보이는 대성당과 그 옆의 주교궁. 광장에 사람들이 흩어져 있다
2025-08-05 12:13 · 광장에서 본 대성당과 주교궁. 서로 다른 시대, 다른 양식이 나란히 서 있다.
분홍빛 사암으로 지은 대성당의 두 탑이 좁은 골목 끝에 솟아 있다
2025-08-05 12:24 · 골목 끝으로 보이는 대성당 탑.
좁은 골목 담벼락 전체에 그린 흑백 벽화. 사람 얼굴과 마을 풍경이 그려져 있다
2025-08-05 11:45 · 구시가 골목의 벽화.
성당 안 통로. 궁륭 천장 아래 나무 의자가 줄지어 있고 안쪽에 제단이 보인다
2025-08-05 11:19 · 도심의 또 다른 성당 내부.

무리아스 데 레치발도 — 아스토르가를 나서 처음 만나는 마을

아스토르가에서 4.7km. 순례길 예술 프로젝트로 세운 강철 조형물 몇 점이 마을 앞뒤 길가에 서 있다. 마을 안에는 작은 종탑을 가진 성당이 있다.

작은 돌 예배당. 사이프러스 나무 두 그루가 옆에 서 있고 안내판이 놓여 있다
2025-08-05 12:52 · 아스토르가를 나서는 길목의 작은 예배당.
흰 표석에 260,5Km 라고 새겨진 조가비 화살표 표지. 옆으로 흙길이 이어진다
2025-08-05 13:01 · 산티아고까지 260.5km.
녹슨 강철로 만든 큰 아치 조형물이 흙길 위에 서 있다. 옆에 사람 형상 조각이 함께 있다
2025-08-05 14:23 · 길가의 강철 아치 조형물.
돌로 쌓은 성당 옆면과 종탑. 앞에 검은 승용차가 서 있고 골목이 마을 안쪽으로 이어진다
2025-08-05 14:26 · 무리아스 데 레치발도의 성당과 골목.
철제 틀 안에 놓인 사람 형상 조각. 옆에 벤치가 있고 뒤로 들판이 펼쳐진다
2025-08-05 13:20 · 순례길 예술 조형물.
길 한복판에 놓인 둥근 바위 조형물. 사람이 그 옆을 지나가고 있다
2025-08-05 14:04 · 커다란 바위 조형물.

엘 간소 — 초가지붕이 남은 마을

인구 50명 미만. 마을에 로마 이전 시대부터 이어진 초가지붕 집(테이타다)이 남아 있고, 산티아고 성당 안에는 '순례자의 그리스도'를 모신 경당이 있다. 마을은 서부영화 간판을 단 '카우보이 바'로도 알려져 있다(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ganso, 2026년 9월 확인).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저녁 6시 반이었다.

원목으로 짠 나선형 계단. 파란 벽과 어우러져 있고 위쪽으로 사람이 오르고 있다
2025-08-05 18:29 · 숙소의 나무 계단. 집 전체가 색을 입힌 목조 구조였다.
돌벽과 파란 나무 창틀이 섞인 거실. 가죽 안락의자와 큰 화분이 있고 열린 문으로 햇빛이 들어온다
2025-08-05 18:29 · 숙소 거실. 돌벽에 파란 목재를 덧대 꾸몄다.

04

먹거리와 숙소 — 공동 식탁의 저녁

엘 간소에는 순례자 숙소가 몇 곳 있다. 알베르게 가비노가 22침상에 15유로로 3월 1일–11월 15일 운영하고(2026년 9월 확인), 알베르게 시고 미 카미노가 5침상에 12유로로 3~12월 운영한다. 인디언식 천막(티피) 숙소를 표방하는 알베르게도 마을에 있다(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ganso, 2026년 9월 확인). 우리가 묵은 곳은 돌벽에 파란 목조를 덧댄 집으로, 어느 숙소인지 정확한 이름은 확인하지 못했다. 저녁은 긴 공동 식탁에 다 같이 둘러앉아 먹었다.

붉은 식탁보 위 흰 접시에 볶음밥 같은 요리가 담겨 있다. 포크가 꽂혀 있다
2025-08-05 18:33 · 저녁 접시. 공동 식탁에서 다 같이 나눠 먹었다.
나무 상자에 여러 언어로 '고맙습니다·부엔 카미노'라고 손으로 적혀 있다. 한글로도 적혀 있다
2025-08-05 20:27 · 방명함 대신 놓인 나무 상자. 한글로도 인사말이 적혀 있었다.
벽에 붙은 배낭 이동 서비스 스티커. JACOTRANS 로고와 지도가 그려져 있다
2025-08-05 20:09 · 벽에 붙은 배낭 이동 서비스 스티커. 짐을 다음 숙소로 미리 보내는 업체다.
이층 침대 하나가 놓인 방. 알록달록한 담요가 깔려 있고 벽에 원주민풍 문양의 장식이 걸려 있다
2025-08-05 20:28 · 배정받은 방. 담요와 벽 장식이 색색이었다.

05

실용 정보

위치
스페인 레온주.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에서 아스토르가까지 16.5km, 아스토르가에서 엘 간소까지 13.3km.
아스토르가 인구
12,242명. 프랑스길과 비아 데 라 플라타 길이 만난다.
엘 간소 인구
50명 미만. 브라수엘로시에 속한다.
직전/다음 거점
직전: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산 후스토 데 라 베가·아스토르가 경유) · 다음: 몰리나세카.
볼거리
아스토르가 대성당(1471년 착공)·가우디 주교궁(순례길 박물관)·시청 시계탑 · 엘 간소 초가지붕 가옥(테이타다)·카우보이 바.
음식
아스토르가 코시도 마라가토(고기부터 먹는 역순 코시도), 만테카다(버터 카스텔라, 지리적 표시 보호).
엘 간소에서 잘 수 있는 곳 — 다인실 1인 요금(2026년 9월 확인)
엘 간소 · 알베르게 가비노(22침상) 16€ · 3월 1일–11월 15일
엘 간소 · 시고 미 카미노(5침상) 12€ · 3~12월
엘 간소 · 펜시온 가비노(3실) 50~60€ · 연중

06

마무리

이 하루는 도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접힌다. 오전에는 대성당과 가우디의 건물을 보고, 오후에는 다시 배낭을 메고 초가지붕 마을로 걸었다. 저녁은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한 상에 둘러앉아 먹었다. 다음 거점은 몰리나세카다.

#TheOnZu #산티아고순례길 #CaminoFrances #프랑스길 #엘간소 #ElGanso #아스토르가

정보 확인

항목출처 URL확인일
산 마르틴 델 카미노–아스토르가 23.7km(경유지 누계 거리), 크루세로 데 산토 토리비오https://www.gronze.com/etapa/san-martin-camino/astorga/recorrido2026년 9월 확인
아스토르가–폰세바돈 구간 경유지 누계 거리(무리아스 4.7·산타 카탈리나 9.2·엘 간소 13.3·라바날 20.2)https://www.gronze.com/etapa/astorga/foncebadon/recorrido2026년 9월 확인
아스토르가 인구 12,242명, 대성당·가우디 주교궁·시청, 코시도 마라가토, 프랑스길·비아 데 라 플라타 교차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astorga2026년 9월 확인
엘 간소 인구 50명 미만, 초가지붕(테이타다), 카우보이 바, 알베르게 요금·운영기간https://www.gronze.com/castilla-y-leon/leon/ganso2026년 9월 확인
통과 시각(06:26·07:50·09:30·10:38·14:26·18:29)과 사진2025-08-05 직접 촬영(사진 파일 시각)2025년 8월 5일
TheOnZuEl Ganso
OnZu

OnZu (보호자)

아내의 유방암 진단 이후, 식이와 생활을 직접 공부하며 기록하는 보호자입니다. 모든 글은 발표된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하며, 의학적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