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한국 유방암 — 왜 젊은 환자가 많고, 계속 느는가
국가암등록통계와 한국유방암학회 백서로 확인하는 한국형 유방암의 특징
- 발생 추이 — 여성암 1위, 그리고 계속되는 증가
- 서구와 다른 연령 분포 — 40대 정점의 이유
- 왜 느는가 — 거론되는 요인들
- 생존율과 병기 분포의 변화
- 세계와의 비교, 그리고 국가암검진
- 자주 묻는 질문
발생 추이 — 여성암 1위, 그리고 계속되는 증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여자의 암 발생 순위는 유방암 – 갑상선암 – 대장암 – 폐암 – 위암 – 췌장암 순으로, 유방암이 여성암 중 발생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23년 신규 발생 암환자 수는 남녀 합쳐 28만 8,613명(여 13만 7,487명)이었고, 이는 암등록통계가 처음 집계된 1999년(10만 1,854명) 대비 2.8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유방암만 따로 보면 증가 폭은 더 뚜렷합니다. 한국유방암학회가 국가암등록사업 자료를 분석해 펴낸 유방암백서 2024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의 연령표준화발생률은 2021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약 68.6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좀 더 긴 시계열로 보면, 국내 연구진이 국가암등록자료를 분석한 논문에서는 유방암의 연령표준화발생률이 1993년 인구 10만 명당 약 14.5명에서 2016년 약 62.5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지난 20여 년간 발생률이 4배 이상 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학회 백서는 연평균 증가율이 2007년까지는 약 6.8%로 가파르게 늘다가, 이후로는 증가 폭이 연 4.6% 수준으로 다소 둔화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유방암 신규 발생자 수 자체도 2021년 한 해 처음으로 3만 명대에 진입한 것으로 학회 백서는 보고하고 있습니다. 유방암은 2024년 기준으로도 국내 여성암 발생의 약 21.8%를 차지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학회는 추산했습니다. 다만 발생자 수 증가에는 인구 고령화와 검진 확대에 따른 발견 증가가 함께 작용하고 있어, 순수한 위험 증가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서구와 다른 연령 분포 — 40대 정점의 이유
한국 유방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발생 연령대입니다. 유방암백서 2024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신규 유방암 발생률은 40대에서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 60대, 70대, 30대 순이었습니다. 특히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사이에 발생이 정점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진단 당시 나이의 중앙값도 53.4세로 서구에 비해 이른 편이라고 학회는 밝히고 있습니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의 연령대별 분석도 같은 경향을 보여줍니다. 여성에서 40대·50대·60대 각 연령대 모두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유방암이었습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여성으로 한정하면 암 발생 순위는 대장암 – 폐암 – 유방암 – 위암 – 췌장암 순으로 바뀌어, 유방암이 3위로 내려갑니다. 즉 한국에서 유방암은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인 폐경 전후 시기에 특히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암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국제 비교 연구에서도 이 특징은 확인됩니다. GLOBOCAN 2022 자료를 분석한 논문에서는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가장 이른 발생 정점 연령대(50~59세)를 보였으며, 이는 중국보다 약 10년 이른 수준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서구권에서는 폐경이 지난 60대 초반에 발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권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룹니다. 국내 유방암 등록사업 자료 기반 논문에서는 40세 미만에서 진단되는 비율이 약 15% 수준으로 보고되어, 서구에 비해 젊은 연령층의 비중이 낮지 않다는 점도 함께 확인됩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단일한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발표된 국내 연구가 하나의 단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강북삼성병원과 서울아산병원 공동 연구팀이 폐경 이행기 여성 4,737명을 평균 7년간 추적한 결과,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폐경 이행 초기의 여성호르몬 변화와 유방 밀도 변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저체중 여성에서는 폐경 이행 초기에 여성호르몬 수치와 유방 밀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는데, 유방 밀도가 높을수록(치밀 유방)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상대적으로 마른 체형이 많은 한국 여성의 특성이 폐경 이행기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하나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이며, 단일 원인으로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왜 느는가 — 거론되는 요인들
유방암 발생률 증가의 원인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정되며, 특정 원인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국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거론하는 요인은 크게 세 갈래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의 변화입니다. 이른 초경, 늦은 폐경, 만혼과 저출산, 수유 기간 감소 등은 모두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생활 패턴의 변화가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됩니다. 둘째, 서구화된 식생활과 이에 따른 비만입니다. 고지방·고칼로리 식이와 체지방 증가가 유방암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온 부분입니다. 셋째, 국가암검진 확대에 따른 조기 발견 증가입니다. 뒤에서 다루듯 국내 유방암 검진율은 2004년 33.2%에서 2023년 72.7%까지 꾸준히 높아졌는데, 검진 대상자가 늘고 검진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이전이라면 발견되지 않았을 초기 병변까지 통계에 포함되어, 발생률 자체를 밀어올리는 효과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호르몬 수용체 발현 양상도 참고할 만한 정보입니다. 유방암백서 2024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유방암 환자 중 에스트로겐수용체(ER) 양성 비율은 75.2%, 프로게스테론수용체(PR) 양성 비율은 64.2%였으며, HER2 양성 비율은 16.8%로 나타났습니다. 즉 국내 유방암의 다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형이며, 이는 호르몬 노출과 관련된 요인들이 거론되는 배경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생존율과 병기 분포의 변화
발생이 늘어난 것과 별개로, 조기 발견과 치료 성과 측면에서는 뚜렷한 개선이 확인됩니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의 조기 진단(국한 병기) 분율은 2005년 54.8%에서 2023년 64.8%로 10.0%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이는 국가암검진 대상 6대 암종 가운데 위암(18.8%p 증가) 다음으로 큰 개선 폭입니다. 유방암백서 2024 역시 병기 0기 또는 1기 환자의 비율이 2002년 38.1%에서 2021년 65.5%까지 늘었다고 보고해, 같은 방향의 흐름을 확인해 줍니다.
생존율 측면에서는 유방암이 국내 주요 암종 중에서도 가장 예후가 좋은 암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 2019~2023년 진단 환자를 기준으로 한 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94.7%로, 갑상선암(100.2%), 전립선암(96.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국내 암 생존율 관련 논문에서는 2001~2005년 진단자 대비 2018~2022년 진단자의 5년 상대생존율이 유방암에서 약 5.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보고되어, 장기적으로도 꾸준한 개선 추세가 확인됩니다.
이러한 개선의 배경으로는 검진 확대에 따른 조기 발견과 표준화된 치료법의 보급이 함께 꼽힙니다. 실제로 조기(국한 병기)에 진단된 암환자 전체의 5년 상대생존율은 92.7%인 반면, 원격전이 상태로 진단된 경우는 27.8%에 그쳐, 병기에 따른 생존율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도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를 통해 확인됩니다. 유방암 생존율 전반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유방암 생존율 관련 글에서 별도로 다루고 있습니다.
세계와의 비교, 그리고 국가암검진
GLOBOCAN 2022 자료를 활용한 국제 비교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 중 연령표준화 발생률이 가장 높은 곳은 이스라엘(인구 10만 명당 78.7명)이었고, 일본(74.4명), 싱가포르(72.6명)가 뒤를 이었으며, 한국도 이들과 함께 아시아 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반면 사망률 측면에서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합니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는 세계표준인구로 보정한 한국의 2023년 전체 암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64.3명으로, 일본(78.6명)이나 미국(82.3명)보다 낮다고 밝혔으며, 유방암백서 2024 역시 국내 유방암 연령표준화 사망률(2024년 예측치 기준 인구 10만 명당 5명대)이 미국(12.2명)·영국(14명)·일본(9.7명, 2022년 기준)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즉 "발생은 늘지만 사망은 억제되는" 양상이 한국 유방암 통계의 또 다른 특징입니다.
이러한 사망률 억제의 핵심 배경으로 꼽히는 것이 국가암검진사업입니다. 국내에서는 2002년부터 만 4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이용한 유방암 검진을 국가암검진 항목에 포함해 시행해 왔습니다. 이는 한국 여성이 서구 여성보다 젊은 나이에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고려해 만들어진 기준으로, 미국 등 일부 서구 국가의 권고 연령(45~50세 전후)보다 이른 편입니다. 그 결과 국내 유방암 검진율은 2004년 33.2%에서 2023년 72.7%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학회 백서는 보고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방암 통계 전반에 대한 개괄은 유방암 통계 총론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보건복지부·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 발표 (국립암센터 웹진)
- 한국유방암학회, 유방암백서 2024 (2021~2022년 통계 기반)
- Cancer Statistics in Korea: Incidence, Mortality, Survival, and Prevalence in 2022 (PubMed, 2025)
- Current and future burden of breast cancer in Asia: A GLOBOCAN data analysis for 2022 and 2050 (ScienceDirect)
- Breast Cancer Screening in Asian Countries (Korean Journal of Radiology, 2025)
- Age-Standardized Breast Cancer Detection Rates of Breast Cancer Screening Program by Age Group in Korea (PMC)
- 강북삼성병원·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 폐경 이행기 BMI와 유방밀도 관련 연구 (국제 학술지 '유방암 연구', 2025년 보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