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유방 — 왜 암을 가리고, 무엇으로 보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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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유방 — 왜 암을 가리고, 무엇으로 보완하나

치밀유방이 유방촬영의 민감도를 떨어뜨리는 이유와, 이를 보완하는 검사들의 근거·한계

BI-RADS ACR 2024 개정 BRAID 임상시험 2025
치밀유방은 유방촬영에서 종양과 정상 유선조직이 둘 다 하얗게 보여 병변을 가리는 문제를 일으킵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성은 서구 여성보다 치밀유방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고, 이는 검진 민감도 저하와 직결됩니다. 이 글에서는 치밀유방의 정의, 보완 검사(초음파·토모신테시스·MRI)의 최신 근거, 그리고 검진 시 확인해볼 만한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1. 치밀유방이란 — 왜 암을 가리는가
  2. 한국·아시아 여성에서 치밀유방 비율이 높은 이유와 함의
  3. 보완 검사 — 초음파, 토모신테시스, MRI
  4. 치밀유방은 가릴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위험인자
  5. 검진 시 확인·요청해볼 것
  6. 자주 묻는 질문
01

치밀유방이란 — 왜 암을 가리는가

유방촬영(맘모그래피)에서 유방 조직의 밀도는 미국영상의학회(ACR)의 BI-RADS(Breast Imaging-Reporting and Data System) 분류에 따라 A~D 네 단계로 나뉩니다. A는 거의 지방으로 이루어진 유방, B는 유선조직이 흩어져 있는 유방, C는 불균질하게 치밀한 유방(heterogeneously dense), D는 극도로 치밀한 유방(extremely dense)입니다. BI-RADS 5판부터는 단순히 유선조직의 면적 비율을 계산하는 정량적 기준 대신, 병변이 가려질 가능성(masking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정성적 평가로 바뀌었습니다.

치밀유방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유방촬영은 X선이 조직을 통과하는 정도의 차이를 흑백 명암으로 나타내는 검사인데, 유선조직과 암 조직은 X선을 비슷한 정도로 흡수해 둘 다 하얗게 나타납니다. 지방조직이 많은 유방에서는 검은 배경 위에 하얀 종양이 뚜렷하게 도드라지지만, 유선조직이 많은 치밀유방에서는 하얀 배경 위에 하얀 종양이 겹쳐 구분이 어려워집니다. 이를 "가림 효과(masking effect)"라고 부릅니다.

지방 조직 X선을 적게 흡수 → 영상에서 검게 보임 → 종양(하얀 음영)과 뚜렷하게 대비됨
치밀 유선조직 X선을 종양과 비슷하게 흡수 → 영상에서 하얗게 보임 → 종양과 겹쳐 구분이 어려움
결과 같은 크기의 종양이라도 치밀유방에서는 유방촬영만으로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짐

실제 민감도 차이도 상당합니다. 영국 케임브리지의 순차 검진 코호트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BI-RADS C(불균질 치밀) 유방의 유방촬영 민감도가 59.8%, D(극도로 치밀) 유방은 51.3%에 그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다른 리뷰에서는 불균질 또는 극도로 치밀한 유방에서 유방촬영이 놓치는 암의 비율이 30~40%에 이른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밀도가 높을수록 유방촬영 한 장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의 한계가 뚜렷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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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시아 여성에서 치밀유방 비율이 높은 이유와 함의

여러 연구에서 아시아 여성의 유방촬영상 밀도가 서구 여성보다 전반적으로 높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에서도 한국 여성이 같은 연령대의 서구 여성보다 높은 유방밀도 등급을 보이는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치밀유방 비율이 높은 아시아 여성 집단의 전체 유방암 발생률은 오히려 서구 백인 여성보다 낮다는 것으로, 치밀유방과 유방암 발생 사이의 연관성이 인종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치밀유방은 젊은 여성, 특히 폐경 전 여성에서 더 흔하게 관찰됩니다. 국내 코호트 분석에서는 불균질 치밀유방과 유방암의 연관성이 40대 여성에서(보정 오즈비 약 7.0) 70대 이상 여성에서(보정 오즈비 약 2.5)보다 뚜렷하게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앞선 글에서 다룬 대로 한국 여성의 유방암은 40대에 발생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연령대가 바로 치밀유방 비율이 높고 유방촬영 민감도가 가장 떨어지는 시기와 겹친다는 점은 실질적인 함의를 갖습니다. 즉 유방촬영만으로 검진하기 가장 까다로운 연령대에서, 정작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셈입니다.

국내 국가암검진프로그램(NCSP)은 2009년부터 유방촬영 결과에 유방밀도를 함께 통보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국가암검진 항목 자체에 초음파 등 보완 검사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으며, 밀도 통보 이후의 추가 검사 여부는 수검자 개인의 선택과 진료 상담에 맡겨져 있는 것이 현재 국내 검진 체계의 특징입니다.

참고 치밀유방이라는 진단 자체가 이상 소견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유방밀도는 정상적인 신체 특성이며, 나이가 들거나 폐경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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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 검사 — 초음파, 토모신테시스, MRI

유방초음파

초음파는 접근성과 비용 부담이 낮아 치밀유방 보완 검사로 가장 널리 쓰입니다. 2023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Radiology)에 따르면, 치밀유방이면서 유방촬영 결과가 정상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보완 초음파 검진에서 손으로 시행하는 초음파(handheld US)와 자동유방초음파(ABUS) 모두 1,000명당 약 4.3명의 추가 암을 발견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추가발견율, incremental cancer detection rate). 다만 초음파는 위양성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불필요한 추가 검사·조직검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한계도 함께 지적됩니다.

디지털유방단층촬영(DBT, 토모신테시스)

토모신테시스는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재구성해 유방을 얇은 단면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법으로, 겹쳐 보이던 조직을 층별로 분리해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미국영상의학회(ACR)가 2024년 개정해 2025년 공식 발표한 보완검진 적정성 기준(Appropriateness Criteria)은 위험도나 유방밀도와 무관하게 모든 여성에게 토모신테시스를 활용한 보완 검진을 권고하고 있으며, 일반 디지털 유방촬영보다 암 발견율이 높고 더 작은 병변을 발견하는 경향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MRI(자기공명영상)

MRI는 조영제를 이용해 종양의 혈류 특성을 영상화하는 방식으로, 치밀유방에서도 조직 밀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습니다. 검사 시간을 줄인 단축 MRI(abbreviated MRI, AB-MRI) 프로토콜이 최근 임상에 도입되어 접근성 문제를 일부 보완하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저명 학술지 Lancet에 발표된 BRAID 무작위대조시험 중간 결과는 이 영역에서 가장 강력한 근거 중 하나입니다. BI-RADS C·D 치밀유방이면서 유방촬영 결과가 정상이었던 여성 9,361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보완 검사를 마친 6,305명 중 단축 MRI에서 검사 1,000건당 17.4명, 조영증강유방촬영(CEM)에서 19.2명의 암을 추가로 발견한 반면, 자동유방초음파(ABUS)는 4.2명에 그쳤다고 보고했습니다. MRI와 CEM으로 발견된 암은 초음파로 발견된 암보다 대체로 크기가 작았던 것으로 나타나, 더 이른 시점의 발견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다만 MRI·CEM 역시 대가가 없지는 않습니다. BRAID 시험에서는 조영증강 검사군의 재검(recall)률이 약 10%에 달했고, CEM에 사용되는 요오드 조영제에 의한 부작용도 약 1.2%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CEM은 아직 미국 FDA로부터 선별검진 목적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결국 어떤 보완 검사를 택할지는 유방밀도뿐 아니라 개인의 유방암 위험도, 검사 접근성, 부작용 감내 정도를 함께 고려해 결정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ACR의 2024년 개정 기준은 이러한 위험도별 접근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평균 위험군이면서 불균질 치밀유방인 경우 MRI·단축 MRI·초음파 모두 고려할 수 있고, 중간 위험군이면서 치밀유방인 경우 MRI·단축 MRI가 일반적으로 적절하며 초음파·CEM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고위험군(BRCA 변이 보인자 등)은 유방밀도와 무관하게 MRI·단축 MRI가 일반적으로 권고됩니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위험도별 세분화 권고가 아직 보편적으로 통용되지는 않으며, 실제 임상에서는 개별 진료 상담을 통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검사법의 원리와 특성을 나란히 비교한 내용은 유방촬영·초음파·MRI 비교 글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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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유방은 가릴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위험인자

치밀유방의 문제는 병변을 가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여러 리뷰 문헌은 치밀유방 자체가 유방암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라고 보고하고 있으며, 그 크기는 연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가장 치밀한 유방(BI-RADS D)이 가장 지방질인 유방(BI-RADS A)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약 1.5배에서 최대 4~6배가량 높다는 추정치들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연관성은 관찰연구를 통해 확인된 것으로, 치밀유방 자체가 암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가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

국내 대규모 코호트(약 100만 명 규모의 한국 여성 검진 데이터를 분석한 2025년 연구)에서는 치밀유방인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났지만, 정작 진단 당시의 병기(stage)는 더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치밀유방이 위험은 높이지만, 정기적인 검진 체계 안에서는 병기 지연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정기 검진의 의미를 다시 확인해 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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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 시 확인·요청해볼 것

2023년 미국 FDA는 유방촬영 판독지에 BI-RADS 유방밀도 등급을 반드시 명시하도록 하는 규정을 확정했고, 2024년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국내에서도 국가암검진 결과지에 유방밀도가 함께 통보되므로, 검진 후 결과지에서 본인의 유방밀도 등급(A~D 또는 이에 준하는 표현)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 결과지에 유방밀도 등급이 표시되어 있는지, 표시되어 있다면 어떤 등급인지 확인합니다.
  • 불균질 치밀유방(C) 또는 극도로 치밀한 유방(D)에 해당한다면, 보완 검사(초음파 등) 필요 여부를 담당 의사와 상의합니다.
  • 가족력, BRCA 등 유전자 변이, 과거 흉부 방사선치료 이력 등 개인 위험요인이 있다면 이를 함께 알리는 것이 검사 방법 결정에 도움이 됩니다.
  • 유방촬영에서 "정상"이라는 결과를 받았더라도, 치밀유방인 경우 이는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미이지 "치밀유방의 가림 효과까지 완전히 극복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과정 전반(문진, 영상검사, 필요시 조직검사로 이어지는 흐름)에 대한 개괄은 진단 과정과 조직검사 글에서 별도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59.8~51.3%치밀유방(C·D)의 유방촬영 민감도영국 케임브리지 코호트
30~40%치밀유방에서 놓치는 암의 비율 추정Alabousi et al. 2025
4.3/1000초음파 보완검진 추가발견율Radiology 메타분석 2023
17.4~19.2/1000단축MRI·CEM 보완검진 발견율BRAID 시험, Lancet 2025
2024.9미국 유방밀도 통보 의무화 시행FDA 최종규정
연구 노트 BRAID 무작위대조시험(Lancet, 2025)은 영국 10개 기관에서 BI-RADS C·D 치밀유방이면서 유방촬영이 정상이었던 여성 9,361명을 모집해, 보완 검사 없는 대조군과 CEM·단축MRI·ABUS군으로 배정했습니다. 중간분석(2019~2024년 자료, 보완검사 완료 6,305명) 결과 단축MRI와 CEM은 각각 1,000건당 17.4명, 19.2명의 암을 추가로 발견해 ABUS(4.2명)보다 3배 이상 높은 발견율을 보였으나, 조영제를 쓰는 두 검사법은 재검률과 부작용 발생률도 함께 높았습니다. 이 연구는 아직 최종 결과가 아닌 중간 결과이며, 과잉진단 정도까지는 평가하지 못했다는 점을 연구진 스스로 밝히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방촬영에서 "정상"이라고 나왔는데 치밀유방이면 초음파를 꼭 받아야 하나요?
A. 국내에서는 아직 위험도별 보완 검사가 표준화된 지침으로 확립되어 있지 않아, 일률적으로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유방밀도 등급과 개인 위험요인(가족력, 유전자 변이 여부 등)을 함께 놓고 담당 의사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Q. 치밀유방은 나이가 들면 자연히 없어지나요?
A. 많은 여성에서 폐경을 전후해 유선조직이 지방조직으로 대체되면서 유방밀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크며, 폐경 이후에도 치밀유방으로 유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초음파와 MRI 중 어느 쪽이 더 나은 보완 검사인가요?
A. BRAID 시험 중간 결과에서는 단축MRI·CEM의 암 발견율이 초음파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검사 접근성과 비용, 조영제 부작용, 재검률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어느 한 검사가 모든 상황에서 우월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개인의 위험도와 여건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최근 가이드라인의 방향입니다.
참고자료
  • ACR Appropriateness Criteria® Supplemental Breast Cancer Screening Based on Breast Density: 2024 Update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Radiology, 2025)
  • Gilbert FJ, Payne NR, Allajbeu I, et al. Comparison of supplemental breast cancer imaging techniques—interim results from the BRAID randomised controlled trial. Lancet. 2025;405(10493):1935-1944
  • Sprague BL, Ichikawa L, Eavey J, et al. Supplemental breast cancer screening in women with dense breasts and negative mammography: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Radiology. 2023;306(3):e221785
  • Association of Breast Density with Breast Cancer Risk and Stage at Diagnosis: A Korean Nationwide Cohort Study (Cancers, MDPI, 2025)
  • Does breast density measured through population-based screening independently increase breast cancer risk in Asian females? (Clinical Epidemiology, Dove Medical Press)
  • Alabousi M, Patlas MN. Role of Supplemental Screening Ultrasound in Women With Dense Breasts. (2025)
  • FDA Mammography Quality Standards Act 최종규정(BI-RADS 유방밀도 통보 의무화), 2023년 3월 확정·2024년 9월 시행
이 글은 유방암 연구 아카이브의 진단과 검사 섹션 글입니다.
⚠️ 개인 경험·정보이며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진단·치료는 주치의와 상의하세요. 고지
OnZu

OnZu (보호자)

아내의 유방암 진단 이후, 식이와 생활을 직접 공부하며 기록하는 보호자입니다. 모든 글은 발표된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하며, 의학적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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