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 전 항암치료와 수술 후 항암치료, 부작용과 완수율 차이가 생기는 의학적 이유
Cancers · 2026
Neoadjuvant Advantage, Adjuvant Challenge: Clinical Evidence and Hypothetical Biological Mechanisms Behind Divergent Tolerability.
PMID 42882832
원문 논문 바로가기 →
① 동일한 용량의 항암제를 투여하더라도 수술 전(선행보조항암화학요법)이 수술 후(보조항암화학요법)보다 환자의 부작용이 적고 계획된 치료 완수율이 높습니다.
②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 데이터에서 수술 후 신체적 상흔과 호르몬·대사적 체력 저하가 항암제 내약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③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직후에는 항암제를 흡수·완충해 주던 '종양 흡수원 효과(Tumour-sink effect)'가 사라져 정상 조직의 독성 노출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생물학적 가설이 제시됩니다.
④ 치료 계획을 세울 때는 수술 전 치료의 비율을 늘리는 등 순서를 최적화하여 환자의 치료 완수율과 전신 생존율을 높이는 전략이 권고됩니다.
수술 전 항암치료와 수술 후 항암치료는 환자 몸에 왜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까요?

고형암 치료에서 항암화학요법은 암세포의 전이를 막고 재발 위험을 낮추는 핵심 수단입니다. 그러나 똑같은 약물과 투여 계획을 사용하더라도, 수술을 하기 전에 항암 치료를 받는 선행보조항암화학요법(neoadjuvant chemotherapy)과 수술을 마친 후 남아있을지 모르는 미세 전이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시행하는 보조항암화학요법(adjuvant chemotherapy)은 환자가 느끼는 부작용의 강도와 치료 완수율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다수의 임상 연구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수술 전 상태에서 투여되는 항암제는 환자가 비교적 잘 견디며 계획된 치료 주기를 끝까지 완료할 확률이 높습니다. 반면, 수술 후 진행되는 항암 치료는 오심, 구토, 극심한 피로감, 신경 독성 등 다양한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가 지연되거나 약물 용량을 줄여야 하는 경우가 훨씬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의학계에서는 오랫동안 이러한 차이가 수술이라는 큰 물리적 합병증 때문이라고 설명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수술 자체의 물리적 부담 외에도 체내 신맥계 상태, 대사 변화, 그리고 종양의 존재 여부에 따른 약동학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환자의 신체적 복원력이 가장 저하되어 있는 수술 직후 시점에 강력한 전신 항암제를 투여하는 기존 방식에 대해 새로운 의학적 시각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치료 체계가 어떻게 환자의 내약성(tolerability, 약물을 부작용 없이 견뎌내는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은 향후 최적의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위암과 대장암 임상 연구에서 밝혀진 수술 후 항암치료의 내약성 한계는 무엇인가요?

위암 및 대장암 등 소화기계 암종에서는 수술 후 항암 치료의 완수율 저하 현상이 매우 명확하게 관찰됩니다. 국소 진행성 위암의 표준 치료로 쓰이는 FLOT 처방(5-fluorouracil, leucovorin, oxaliplatin, docetaxel 병용 요법)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수술 전 4회의 선행 항암 치료는 대다수의 환자가 성공적으로 마치는 반면, 수술 후 계획된 4회의 보조 항암 치료를 제대로 끝마치는 환자는 40~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수술 후 소화기 기능의 저하, 영양 불균형, 전신 염증 반응 및 면역력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약물 투여를 중단하거나 백금계 항암제 용량을 감량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위암 환자 171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수술 후 계획된 FLOT 치료를 모두 마친 환자는 61.4%에 그쳤으며, 치료를 끝내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는 전신 수행 능력 부전, 식사 장애, 혈액학적 부작용 및 신경 독성 등이 꼽혔습니다. 특히 수술 후 보조 항암 치료를 완전히 중단한 환자군은 치료를 완수한 환자군에 비해 질병무진행생존율과 전체생존율이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대장암 연구에서도 수술 후 항암제 투여 과정에서 3~4등급의 심각한 설사와 골수 억제 부작용이 늘어나 치료 순응도가 70%대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이 입증되었습니다. 이는 수술 후 약해진 신체가 항암제의 독성을 견뎌내지 못해 결국 치료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게 되는 안타까운 한계를 보여줍니다.
유방암 환자에게서도 수술 전 항암치료가 더 잘 수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화기계 수술과 달리 유방암 수술(유방절제술 또는 유방보존술)은 영양 흡수 장애나 광범위한 장기 손상을 직접적으로 유발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에서 수술 전 선행보조항암화학요법이 수술 후 보조항암화학요법에 비해 환자의 부작용 발생률을 낮추고 치료 완수율을 높인다는 공통된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수술로 인한 대사성 장애가 크지 않은 유방암에서조차 수술 후 항암 치료의 내약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단순히 '수술 부위의 상처' 이상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존재함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수술 전 선행 항암 치료는 환자의 기저 체력이 양호하고 전신 면역 상태가 유지된 시점에 시행되기 때문에, 항암제로 인한 호구수가 감소하거나 심각한 감염이 발생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또한 수술 전 치료를 통해 종양의 크기를 줄이면 유방보존술의 가능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실제로 체내에서 약물이 작동하는 반응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유방암 치료 과정에서 수술 전 순서를 배치하는 치료 설계는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계획된 항암 약물 용량강도(dose intensity)를 끝까지 전달하는 데 훨씬 유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종양 흡수원 효과(Tumour-sink effect)란 무엇이며 내약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수술 전후의 내약성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의학계에서 주목하는 흥미로운 가설 중 하나는 바로 '종양 흡수원 효과(Tumour-sink effect)'입니다. 이 개념은 체내에 존재하는 원발 종양 덩어리가 항암 약물을 스펀지처럼 대량으로 흡수하고 결합하여, 혈중 항암제 농도가 급격히 치솟는 것을 완화해 주는 일종의 '충격 완화 장치' 역할을 한다는 이론입니다. 즉, 수술 전 종양이 커다랗게 존재할 때는 항암제의 상당량이 종양 조직 내부로 끌려 들어가 유효하게 소모되므로, 정상 장기나 혈관계가 노출되는 독성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술을 통해 주된 종양 덩어리를 완전히 절제하고 나면 체내에는 미세 암세포만 남게 됩니다. 이때 수술 전과 동일한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여하면, 약물을 흡수해 주던 대형 종양(흡수원)이 사라졌기 때문에 혈중 항암 약물 농도의 최고치(Cmax)가 예상을 뛰어넘어 높게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간, 골수, 신경계, 소화관 점막 등 정상 조직에 과도한 약물 독성이 직접 전달되면서 환자가 느끼는 부작용이 급격히 심해진다는 해석입니다. 이러한 약동학적 변수는 수술 후 환자가 왜 작은 용량의 항암제에도 쉽게 지치고 부작용을 호소하게 되는지 설명해 주는 중요한 생물학적 근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수술 후 발생하는 체내 대사 및 생체 변화는 항암제 독성을 어떻게 높일까요?

수술이라는 외상적 사건은 환자의 몸에 광범위한 생화학적·대사적 변화를 일으킵니다. 첫째, 수술 직후에는 전신 염증 반응과 함께 사이토카인(cytokine, 세포 간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 수치가 급증하며 소모성 대사 상태인 이산 상태(catabolism)가 유발됩니다. 이 과정에서 간에서 합성되는 주요 단백질인 알부민의 수치가 떨어지게 되는데, 체내 알부민은 혈중에서 항암제와 결합하여 과도한 활성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알부민 농도가 감소하면 결합하지 않은 '자유 항암제(free drug)'의 비율이 높아져 정상 세포에 대한 독성이 가중됩니다.
둘째, 수술 후 환자의 간 대사 효소(CYP450 등) 활성이나 신장 여과 기능이 한시적으로 저하되면서 항암제의 대사와 배설 속도가 둔화할 수 있습니다. 체내에 약물이 더 오랫동안 잔류하게 되면서 호구수 감소증, 수족증후군, 손발 저림을 유발하는 말초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 등의 부작용이 훨씬 쉽게 일어납니다. 여기에 수술 후 일시적인 운동량 감소, 수면 장애, 스트레스가 결합하면 신체의 복원력이 한계에 도달하여 항암 치료를 연속적으로 이어가기 어려운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항암 전략이 권고되나요?

수술 후 항암 치료의 내약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암 치료 트렌드는 '치료 순서의 재배치'와 '맞춤형 수술 전 치료(TNT, Total Neoadjuvant Therapy)'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수술 후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고용량 항암제를 투여하기보다는, 환자의 신체 조건이 가장 좋은 수술 전에 항암 치료(필요시 방사선 치료 병용)를 전면 배치하여 완수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입니다. 총선행보조요법은 약물 전달률을 높여 종양의 병리학적 완전 소멸(pCR) 비율을 끌어올리고, 수술 후 치료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매우 뛰어난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수술 후 보조항암화학요법을 받으셔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치의와의 긴밀한 상담을 통해 부작용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유연하게 용량을 조절하는 지지 요법(supportive care)이 필수적입니다. 부작용이 심할 때 무조건 참는 것은 치료 완수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증상에 따라 선제적으로 감량하거나 투여 주기를 조절하는 것이 장기적인 생존율을 보호하는 길입니다. 암 치료는 단기전이 아닌 긴 호흡의 싸움이므로, 환자의 전신 상태와 생물학적 반응에 맞춘 정교한 치료 계획을 의료진과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 J S D Mieog 외. Neoadjuvant chemotherapy for operable breast cancer. British Journal of Surgery, 2007. 10.1002/bjs.5894.
- FURKAN CEYLAN 외. Comparative efficacy of adjuvant FOLFOX vs. FLOT following neoadjuvant FLOT in patients with locally advanced gastric cancer. Turkish Journal of Medical Sciences, 2025. 10.55730/1300-0144.6002 · PMID 40686717.
- Ahmet Rencuzogullari 외. The New Era of Total Neoadjuvant FLOT Therapy for Locally Advanced, Resectable Gastric Cancer: A Propensity‐Matched Comparison With Standard Perioperative Therapy.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2024. 10.1002/jso.27934 · PMID 39400342.
- Prabhat Bhargava 외. An Analysis of Tolerance and Early Survival Outcomes with Perioperative Modified FLOT in Gastric Cancers. South Asian Journal of Cancer, 2022. 10.1055/s-0041-1733349 · PMID 36466971.
- S. Watson 외. Oxaliplatin, 5-Fluorouracil and Nab-paclitaxel as perioperative regimen in patients with resectable gastric adenocarcinoma: A GERCOR phase II study (FOXAGAST). European Journal of Cancer, 2019. 10.1016/j.ejca.2018.11.006.
- David Cunningham 외. Perioperative Chemotherapy versus Surgery Alone for Resectable Gastroesophageal Cancer.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06. 10.1056/NEJMoa055531.
- Salah-Eddin Al-Batran 외. Perioperative chemotherapy with fluorouracil plus leucovorin, oxaliplatin, and docetaxel versus fluorouracil or capecitabine plus cisplatin and epirubicin for locally advanced, resectable gastric or gastro-oesophageal junction adenocarcinoma (FLOT4): a randomised, phase 2/3 trial. The Lancet, 2019. 10.1016/S0140-6736(18)32557-1.
- Hidetaka Kawamura 외. Adverse events of postoperative adjuvant chemotherapy predict survival outcomes in locally advanced colorectal cancer: a pooled analysis of Japanese clinical trials. British Journal of Cancer, 2025. 10.1038/s41416-025-03199-8 · PMID 40983629.
※ 위 목록은 원 논문이 실제로 인용한 참고문헌입니다. 관찰연구는 인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