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유방암 진단을 받고 나서, 저는 유방재건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해외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며 진료 일정에 맞춰 병원을 오가는 동안, 진료실 안에서의 짧은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쓰려면 미리 공부를 해두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1차 문헌을 찾아 읽고 정리한 기록입니다. 아내의 재건 수술은 2026년 7월에 이미 마무리되었지만, 그때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내용들을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과 나누고 싶어 다시 정리해봅니다.
재건 수술은 단순히 잘라낸 자리를 채우는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회복 기간, 흉터의 모양, 방사선 치료와의 병행 여부, 그리고 몇 년 뒤의 만족도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재건 방법을 처음 설명 듣는 자리에서는 낯선 용어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에, 무엇을 더 물어봐야 할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은 진료 지침이 아니며, 특정 수술법이나 병원을 권하는 글도 아닙니다. 담당 의료진마다, 그리고 환자의 상태마다 최선의 선택은 달라집니다. 다만 진료실에서 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고 무엇을 아직 말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보형물이냐 자가조직이냐, 가장 먼저 만나는 질문
재건 방법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갈리는 길은 보형물(임플란트)을 쓸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조직(자가조직 피판)을 이용할 것인가입니다. 2024년 개정된 코크란 체계적 문헌고찰은 이 두 방법을 비교한 35건의 비무작위 연구, 참여자 57,555명분의 자료를 종합했습니다[7]. 그 결과 자가조직 재건이 보형물 재건보다 심리적·성적 안녕감과 수술 전반에 대한 만족도에서 더 나을 가능성이 있었고, 유방의 모양과 촉감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장기적인 부작용이 더 적을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다만 근거의 확실성은 전반적으로 매우 낮았습니다[7].
반대로 신체적 안녕감이나 단기 부작용, 추가 수술이 필요할 확률에서는 두 방법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고, 보형물 수술이 수술 시간은 더 짧을 수 있다는 매우 불확실한 근거도 있었습니다[7]. 이 리뷰가 내린 결론은 명확합니다. 모든 여성에게 최선인 단 하나의 재건 방법은 없다는 것입니다[7].
실제로 무엇을 우선시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406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설문 연구에 따르면, 재건 후 예상과 다른 결과 때문에 만족하지 못하는 여성이 최대 40%에 이른다고 보고되었습니다[10]. 이 연구는 유방의 모양(피판형 또는 보형물형), 복부 손상 여부, 회복 기간, 추가 수술 가능성, 합병증 등 여러 속성 중 각자가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10]. 그러니 담당 의료진에게 통계상의 ‘평균적인 결과’뿐 아니라, 내가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이 무엇인지를 먼저 정리해서 물어보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재건의 타이밍, 즉시냐 지연이냐
절제 수술과 같은 날 재건을 시작하는 ‘즉시 재건’과, 절제 후 회복이나 추가 치료를 마친 뒤 재건을 시작하는 ‘지연 재건’ 중에서도 선택이 필요합니다. 2025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은 229건의 원저 연구(이 중 무작위 대조시험은 5건)를 검토하여 캐나다 온타리오 보건당국의 임상 진료지침 개정에 활용되었습니다[3]. 이 리뷰에 따르면 즉시 재건과 지연 재건은 장기적인 결과 면에서는 대체로 비슷했지만, 즉시 재건 쪽이 초기 결과 측면에서 이점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3].
같은 리뷰는 유두를 보존하는 절제술이, 임상적·영상학적·병리학적으로 유두-유륜 부위에 암세포 침범의 근거가 없다면 종양학적으로 안전하다고 정리했습니다[3]. 또한 절개선의 위치 같은 수술적 요인이 유두나 피부의 괴사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3]. 시기를 정할 때는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 계획과의 순서도 함께 고려 대상이 되므로, 이 부분은 외과와 방사선종양학과 의견을 함께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유두보존절제술과 최소침습(내시경·로봇) 접근
최근 몇 년 사이 유두보존절제술을 내시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진행하는 최소침습 접근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의 21개 대학병원에서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유두보존절제술을 받은 1,583명의 자료를 분석한 후향적 다기관 코호트 연구는, 최소침습 방식과 기존의 개방 방식 사이에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비슷하다고 보고했습니다[6].
대만에서 진행된 전향적 다기관 연구(RCENSM-P)는 로봇(73건), 기존 개방(74건), 내시경 보조(84건) 방식을 동시에 비교했습니다[8]. 절개 길이와 수술 시간의 중앙값은 기존 개방 방식이 9cm·175분, 로봇 방식이 4cm·195분, 내시경 보조 방식이 4cm·222분이었고, 합병증 발생률은 세 그룹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으며 최소침습 그룹에서 상처 치유가 더 좋게 나타났습니다[8]. 다만 로봇 방식은 기존 개방 방식보다 약 4,000달러, 내시경 보조 방식보다 약 2,600달러 더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8]. 흉터와 수술 후 통증에 대한 환자 평가는 최소침습 방식 쪽이 더 우호적이었습니다[8]. 즉 최소침습 수술은 흉터와 통증 면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비용과 병원의 시행 경험 여부를 함께 따져봐야 하는 선택지입니다.
유방을 보존하면서 재건하는 종양성형 수술
전체를 절제하지 않고 종양이 있는 부분만 절제한 뒤 성형외과적 기법으로 모양을 다듬는 ‘종양성형 유방보존술(O-BCS)’도 하나의 선택지입니다. 2021년 코크란 리뷰는 이 방법과 표준적인 유방보존술을 비교했습니다[2]. 국소 재발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준으로 한 위험비는 0.90(95% 신뢰구간 0.61~1.34, 4개 연구·7,600명 대상)이었고, 국소 재발률을 기준으로 한 위험비는 1.33(95% 신뢰구간 0.96~1.83, 4개 연구·2,433명 대상)으로 나타났습니다[2]. 두 결과 모두 신뢰구간이 넓어 근거의 확실성은 낮거나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었고, 무병생존율에서도 두 방법 사이에 뚜렷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2]. 다만 미용적 결과와 환자가 보고하는 만족도는 종양성형 기법을 사용했을 때 더 나을 수 있다고 리뷰는 밝히고 있습니다[2].
방사선 치료와 재건이 만날 때
보형물 재건을 하면서 방사선 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경우, 방사선을 몇 회에 나누어 조사할지도 논의 대상이 됩니다. 400명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무작위 대조시험은, 보형물 재건 후 유방 절제 부위 방사선 치료를 16회(총 4,256cGy)로 압축한 저분할 방식과 기존의 25회(총 5,000cGy) 방식을 비교했습니다[5]. 6개월 시점의 신체적 안녕감 변화라는 1차 평가 지표에서는 두 방식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5]. 다만 45세 미만의 젊은 환자군에서는 저분할 방식을 받은 쪽이 신체적 안녕감 점수가 더 높았고, 치료 관련 부작용으로 인한 불편감도 더 적었습니다[5]. 방사선 치료 일정을 줄이는 것이 모두에게 같은 효과를 주지는 않을 수 있다는 뜻이므로, 나이나 개인 상황에 따라 방사선종양학과와 별도로 상의할 부분입니다.
지방이식과 하이브리드 재건
보형물만으로 자연스러운 모양을 만들기 어려운 부위에는 자신의 지방을 채취해 이식하는 지방이식을 함께 활용하기도 합니다. 보형물과 지방이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재건’을 다룬 2022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12건의 연구, 585명의 환자에서 이루어진 753건의 재건 사례를 분석했습니다[4]. 전체 합병증 발생 건수는 60건(7.9%)이었고, 1회 시술당 이식한 지방량은 유방 한쪽당 평균 59~313mL, 이식 횟수는 유방 한쪽당 평균 1.3~3.2회로 다양했습니다[4]. 즉 하이브리드 재건은 한 번의 수술로 끝나기보다 여러 차례에 걸친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면, 전체 치료 일정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방적(위험 감소) 유방절제와 반대쪽 유방, 그리고 장기 만족도
암이 생긴 쪽만 절제·재건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쪽 유방까지 예방적으로 절제하고 함께 재건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험 감소 유방절제술(risk-reducing mastectomy)을 다룬 2018년 코크란 리뷰는 이러한 수술을 받은 여성 15,077명, 61건의 연구를 종합해 사망률, 유방암 발생률, 무병생존율, 신체적·심리사회적 결과 등을 살펴보았습니다[1]. 이 리뷰는 근거의 상당수가 선택편향이나 다른 위험 요인 통제의 한계를 갖고 있어, 결론을 단정 짓기보다는 개별 상담을 통해 본인의 유전적·가족력 위험도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1].
장기적인 만족도를 다룬 연구도 있습니다. 대만의 한 기관에서 2006년부터 2020년까지 보형물 재건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임상적 결과와 함께 환자가 스스로 보고하는 만족도, 삶의 질을 평가했습니다[9]. 그리고 앞서 언급한 미국의 선호도 조사는 재건 후 예상과 다른 결과로 인한 불만족이 최대 40%에 이른다고 밝혔는데, 이는 수술 전에 내가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의료진과 최대한 구체적으로 맞춰보는 과정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10]. 재건은 한 번의 결정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며 그 결과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재건 방법은 절제 수술 전에 반드시 정해야 하나요?
즉시 재건을 고려한다면 절제 수술 전에 큰 방향을 정해야 하지만, 지연 재건을 선택하면 절제 후 치료 경과를 지켜보며 결정할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즉시 재건과 지연 재건은 장기 결과에서는 대체로 비슷하다고 보고되지만, 즉시 재건 쪽이 초기 결과에서 이점을 보이는 경향이 있어[3], 항암·방사선 치료 계획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형물과 자가조직 중 어느 쪽이 더 나은가요?
연구들을 종합해 보아도 모든 사람에게 우월한 한 가지 방법은 없습니다[7]. 자가조직 쪽이 심리적·성적 만족감에서 나을 가능성이 있는 반면, 보형물 쪽은 수술 시간이 짧고 회복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습니다. 본인이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먼저 정리한 뒤 상담하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10].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재건을 포기해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보형물 재건 후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 연구들이 이미 다수 존재하며, 방사선 조사 방식(분할 횟수 등)에 따른 결과 차이도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5]. 다만 방사선 치료와 재건의 순서, 방식은 병원과 담당의에 따라 차이가 크므로 외과와 방사선종양학과 의견을 함께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수술 후 만족도가 낮으면 나중에 되돌릴 수 있나요?
재건 방법을 바꾸거나 추가로 다듬는 재수술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모든 상황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며 추가 수술은 그 자체로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수술 전 상담 단계에서 기대치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맞춰보는 것이, 사후에 결과를 조정하는 것보다 만족도에 더 크게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10].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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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nda A, et al. Oncoplastic breast-conserving surgery for women with primary breast cancer.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21. doi:10.1002/14651858.CD013658.pub2 — https://pubmed.ncbi.nlm.nih.gov/34713449/
- Zhong T, et al. Postmastectomy Breast Reconstruction in Patients with Non-Metastatic Breast Cancer: A Systematic Review. Curr Oncol. 2025. doi:10.3390/curroncol32040231 — https://pubmed.ncbi.nlm.nih.gov/40277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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