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 요법의 지속적 사용

5년의 내분비 요법을 무사히 마쳤다고 해서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진료실에서 다시 "몇 년 더 드셔보시죠"라는 말을 들으면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저희 집도 그랬습니다. 아내는 약사로 일했던 사람이라 약의 작용 원리 자체는 낯설지 않았지만, 정작 본인이 환자가 되고 나니 '5년이면 끝'이라고 알고 있던 이야기가 계속 늘어나는 것 같아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재건 수술은 2026년 7월에 마무리되었고, 이제 남은 것은 재발을 막기 위한 약물 치료뿐입니다. 해외주재원으로 지내며 진료 일정을 맞추는 것부터 쉽지 않았던 터라, 다음 진료 전에 미리 공부를 해두고 싶었습니다. "5년을 더 연장하자"는 이야기가 어떤 근거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리고 그 근거가 어디까지 확실하고 어디부터 아직 불확실한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글은 의료진의 지침이 아니라, 보호자인 제가 1차 문헌을 찾아 정리한 공부 기록입니다. 치료를 계속할지, 얼마나 더 할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 담당 의료진과 환자 본인의 몫이지만, 어떤 근거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미리 알고 진료실에 들어가면 대화가 한결 수월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5년을 채웠는데 왜 다시 이 질문 앞에 서게 될까

호르몬수용체 양성(ER+) 유방암은 다른 아형과 달리 재발의 시계가 느리고 오래 갑니다. 수술 후 5년 동안 내분비 요법을 마쳤다고 해도, 그 이후 10년, 15년이 지나서야 재발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표준 치료 기간인 5년이 지난 뒤에도, 연구자들은 계속 같은 질문을 던져 왔습니다. 5년을 넘겨 약을 더 쓰면 이런 늦은 재발을 얼마나 더 막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대가로 어떤 부작용을 더 감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이미 5년을 마치고 재발 없이 잘 지내고 있는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이후 몇 년을 더 쓴 군과 쓰지 않은 군을 비교하는 대규모 무작위 시험이 필요합니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연구들은 모두 이런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5년 이후 몇 해를 더 쓰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 2만 명 규모 분석

이 질문에 가장 큰 규모로 답을 시도한 자료가 2025년 Lancet에 발표된 EBCTCG(Early Breast Cancer Trialists' Collaborative Group)의 개인 환자 데이터 메타분석입니다. 이미 5년 이상 내분비 요법을 마친 폐경 후 여성 2만 2031명을 대상으로 한 12개 무작위 시험을 통합 분석했습니다.[1] 전체적으로 보면, 5년 이후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추가로 배정받은 군은 그렇지 않은 군보다 재발률이 27% 낮았습니다(위험비 0.73, 95% 신뢰구간 0.67~0.80).[1] 다만 이 효과의 크기는 그전까지 어떤 약을 얼마나 썼는지에 따라 달랐고, 타목시펜만 쓰다가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새로 시작한 경우가 이미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쓰고 있던 경우보다 상대적 효과가 더 컸습니다.[1]

이미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쓰던 여성이 여기서 5년을 더 연장했을 때(진단 후 5~15년 시점의 누적 위험으로 계산), 재발 위험은 15.2%에서 11.6%로, 원격 재발(다른 장기로의 전이) 위험은 8.6%에서 6.6%로 줄었습니다.[1] 반면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은 5.0%에서 4.4%로 줄어드는 경향만 보였을 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위험비 0.90, 95% 신뢰구간 0.70~1.15).[1] 연구진은 사망에 대한 효과를 제대로 확인하려면 더 긴 추적 관찰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1]

림프절 전이가 있던 환자군이 없던 환자군보다 연장의 절대적 이득이 더 컸습니다(연장군 대 비연장군 재발 위험이 각각 16.3% 대 20.1%, 9.1% 대 11.8%).[1] 그만큼 골절 위험도 함께 늘어서, 5년 기준 골절 위험이 3.4%에서 4.6%로 높아졌습니다(위험비 1.35).[1] 또한 배정받은 대로 약을 끝까지 복용하지 않은 비율이 위약군과 연장군 모두에서 상당히 높게 나타났는데(각각 37.6%와 39.0%), 이는 이 숫자들이 '이론적으로 완벽하게 복용했을 때'의 효과라기보다는 실제 복용 순응도까지 포함된, 다소 보수적인 수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1]

학회는 무엇을 권고하고 있나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2012년부터 2018년 사이에 발표된 여섯 건의 무작위 시험을 검토한 뒤 지침을 개정했습니다.[2] 이 여섯 개 연구를 종합했을 때, 5년을 넘겨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계속 쓴다고 해서 전체 생존율이 늘어난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재발과 반대쪽 유방에 새로 생기는 암의 위험은 위약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아졌습니다.[2]

동시에 뼈와 관련된 부작용은 연장 치료를 받은 쪽에서 더 흔하게 나타났습니다.[2] 즉 학회 지침 역시 '연장이 무조건 권장된다'는 결론이 아니라, 재발 위험을 낮추는 이득과 뼈 건강 등에서 늘어나는 부담을 함께 저울질하라는 방향에 가깝습니다.

타목시펜을 연장하는 경우는 조금 다르게 봐야 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5년 이후 추가하는 경우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타목시펜을 5년 넘게 계속 쓰는 경우는 양상이 다르게 보고되어 있습니다. 2014년 발표된, 5개 시험 2만 1554명을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는 타목시펜 연장이 전체 재발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추지는 못했습니다(교차비 0.89, 95% 신뢰구간 0.76~1.05).[6] 전체 사망률에서도 뚜렷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교차비 0.99, 95% 신뢰구간 0.84~1.16).[6]

흥미로운 부분은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입니다. 타목시펜을 연장 복용하는 기간(진단 후 5~9년) 동안에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가, 연장 치료를 다 마친 이후(10년 이후)에 재발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6] 연구진은 이를 처음 5년간 복용한 타목시펜의 효과가 이후에도 이어지는 이월 효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보았고, 하위분석에서는 림프절 전이가 있던 환자군이 상대적으로 더 뚜렷한 이득을 보였다고 보고했습니다.[6]

"몇 년이 최적인가"에는 아직 하나의 정답이 없다

연장을 하더라도 얼마나 오래 해야 하는지는 또 다른 질문입니다. 2023년 European Journal of Cancer에 발표된 네트워크 메타분석은 여러 무작위 시험 결과를 하나의 통계적 틀 안에서 함께 비교하여, 무병생존율(DFS)을 1차 평가지표로, 전체생존율(OS)을 2차 평가지표로 삼아 10년 이하의 다양한 연장 기간을 검토했습니다.[5] 이런 통합 분석이 필요했다는 사실 자체가, 개별 시험 하나만으로는 "몇 년이 가장 좋다"는 답이 아직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025년 ESMO Open에 실린 리뷰는 이 문제를 "개인별 균형 찾기"라는 관점으로 다뤘습니다.[4] 예를 들어 DATA 연구에서는 아나스트로졸을 3년 쓴 경우보다 6년 쓴 경우에 무병생존 경향이 다소 더 좋게 나타났고, 특히 항암화학요법까지 받았던 환자군에서는 10년 시점 무병생존율의 절대적 차이가 3.9%포인트로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4] 즉 애초에 항암치료가 필요할 만큼 재발 위험이 높았던 환자군일수록, 연장 치료의 이득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여러 연구에서 반복해서 확인됩니다.

매일 먹어야 할까, 쉬어가며 먹어야 할까

이 글의 제목이기도 한 "지속적 사용"이라는 표현은, 임상에서 자주 나오는 또 다른 질문과 맞닿아 있습니다. 중간에 쉬지 않고 계속 이어서 먹는 것과, 일정 기간 쉬었다가 다시 먹는 간헐적 복용이 효과 면에서 같은지 다른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2020년 발표된 한 종설은 독일 뮌헨 암 등록 자료를 바탕으로 이 문제를 다루었습니다.[3]

이 종설에 따르면, 1년·2년·5년 시점 이후로 치료를 연장했을 때 사망률 감소 효과는 크지 않았고, 그 효과도 연장을 시작한 시점으로부터 5년 이상 지난 뒤에야 뚜렷하게 나타나는 지연된 양상을 보였습니다.[3] 저자들은 연장 치료의 주된 역할이 처음 진단된 암 자체의 경과를 바꾸는 것이라기보다, 반대쪽 유방에 새로 생길 수 있는 암과 그로 인한 전이를 예방적으로 미리 억제하는 데 더 가깝다는 해석을 제시했습니다.[3]

이 해석은 "왜 몇 년을 더 먹어도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는 등록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하나의 해석 모델이며, 간헐적 복용이 지속적 복용만큼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직접 증명한 무작위 비교 연구는 이 글이 참고한 문헌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복용 간격을 조정하는 문제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서 결정해야 할 부분입니다.

모두에게 같은 답은 아니다

2017년 Breast지에 실린 리뷰는 지금까지의 논의를 "연장 내분비 요법이 모두를 위한 표준인가, 일부를 위한 표준인가"라는 질문으로 정리합니다.[7] 저자들은 타목시펜과 아로마타제 억제제 모두 연장 사용에서 추가적인 이득이 확인되지만, 그 이득과 부작용 사이의 균형을 개별 환자 단위로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7]

이 리뷰가 던지는 질문들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최적의 연장 기간은 몇 년인지, 타목시펜과 아로마타제 억제제 중 무엇을 어떤 순서로 쓰는 것이 좋은지, 간헐적 복용이 지속 복용보다 나은지,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환자가 부작용 대비 이득을 가장 크게 볼 것인지에 대한 질문들입니다.[7] 저자들은 종양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더 잘 이해하게 되면, 이런 질문들에 개별 환자 단위로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7]

자주 묻는 질문

5년을 다 채웠는데 왜 진료실에서 "더 드셔보자"는 이야기가 나오나요?

ER+ 유방암은 5년의 표준 치료를 마친 뒤에도 10~15년 뒤까지 재발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쌓이면서, 이미 5년을 마친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연장의 효과를 검증한 대규모 연구들이 나왔기 때문입니다.[1][2] 다만 이런 연구 결과가 곧바로 "모든 환자에게 연장이 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며, 개별 환자의 재발 위험과 부작용 위험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연장하면 부작용, 특히 골절 위험은 얼마나 늘어나나요?

2025년 EBCTCG 분석에서는 5년을 더 연장했을 때 5년 기준 골절 위험이 3.4%에서 4.6%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1] ASCO 지침 검토에서도 뼈 관련 부작용이 연장군에서 더 흔했다고 확인됩니다.[2] 이런 위험은 골밀도 관리 등으로 함께 조절할 여지가 있는 부분이므로, 담당 의료진과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일 먹지 않고 쉬어가며 먹어도 효과가 비슷한가요?

이 질문에 직접 답한 무작위 비교 연구는 이 글이 참고한 문헌 목록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한 종설은 연장 치료의 효과가 시작 시점부터 수년이 지난 뒤에야 지연되어 나타난다는 점을 근거로, 그 작용 방식에 대한 하나의 해석을 제시했습니다.[3] 복용 간격을 조정하는 문제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논의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타목시펜을 더 오래 먹는 것과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더 오래 먹는 것은 같은 이야기인가요?

아닙니다. 이 글에서 살펴본 근거들은 두 약제를 따로 다루고 있습니다. 아로마타제 억제제 연장은 비교적 뚜렷한 재발 감소 효과가 확인된 반면[1][2], 타목시펜 연장은 복용 중에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가 복용을 마친 뒤에야 재발 감소 경향이 나타나는 등 다른 양상으로 보고되었습니다.[6]

참고 자료

  1. Early Breast Cancer Trialists' Collaborative Group (EBCTCG). Extending the duration of endocrine treatment for early breast cancer: patient-level meta-analysis of 12 randomised trials of aromatase inhibitors in 22 031 postmenopausal women already treated with at least 5 years of endocrine therapy. Lancet. 2025. doi:10.1016/S0140-6736(25)01013-X — https://pubmed.ncbi.nlm.nih.gov/40783288/
  2. Burstein HJ, et al. Adjuvant Endocrine Therapy for Women With Hormone Receptor-Positive Breast Cancer: ASCO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cused Update. J Clin Oncol. 2019. doi:10.1200/JCO.18.01160 — https://pubmed.ncbi.nlm.nih.gov/30452337/
  3. Engel J, et al. Breast cancer: are long-term and intermittent endocrine therapies equally effective?. J Cancer Res Clin Oncol. 2020. doi:10.1007/s00432-020-03264-0 — https://pubmed.ncbi.nlm.nih.gov/32472445/
  4. Lobo-Martins S, et al. Extended adjuvant endocrine therapy in early breast cancer: finding the individual balance. ESMO Open. 2025. doi:10.1016/j.esmoop.2025.105057 — https://pubmed.ncbi.nlm.nih.gov/40279882/
  5. Petrelli F, et al. 10 years or less of extended adjuvant endocrine therapy for postmenopausal breast cancer patients: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Eur J Cancer. 2023. doi:10.1016/j.ejca.2023.113322 — https://pubmed.ncbi.nlm.nih.gov/37769477/
  6. Al-Mubarak M, et al. Extended adjuvant tamoxifen for early breast cancer: a meta-analysis. PLoS One. 2014. doi:10.1371/journal.pone.0088238 — https://pubmed.ncbi.nlm.nih.gov/24586311/
  7. Ribnikar D, et al. Extended adjuvant endocrine therapy - A standard to all or some?. Breast. 2017. doi:10.1016/j.breast.2017.01.004 — https://pubmed.ncbi.nlm.nih.gov/28152498/
OnZu

OnZu (보호자)

아내의 유방암 진단 이후, 식이와 생활을 직접 공부하며 기록하는 보호자입니다. 모든 글은 발표된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하며, 의학적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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