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 — 대성당 안에 닭을 기르는 도시

TheOnZu Camino Francés · 소도시 특집

Camino Francés · 소도시 가이드

Santo Domingo de la Calzada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

나헤라를 나와 아소프라에서 아침을 먹고, 해바라기밭과 사람이 들지 않은 신도시 시루에냐를 지나, 대성당 안에 산 닭을 기르는 도시에 드는 하루. 오르막은 뒤쪽 5km에 몰려 있고 그늘이 거의 없다.

  • ES · 스페인
  • 아소프라 · 5.7km
  • 거점
20.7km나헤라 → 산토 도밍고
561km산토 도밍고에서 산티아고까지
169침상코프라디아 델 산토 알베르게
언덕 하나를 통째로 덮은 해바라기밭. 꽃이 모두 같은 방향을 보고 서 있고 그 뒤로 벤 밀밭과 낮은 능선이 이어진다. 하늘에 새털구름이 길게 그어져 있다
2025-07-22 09:41 · 시루에냐 못미처의 해바라기밭. 언덕 하나가 통째로 노랬다. 꽃이 전부 같은 방향을 보고 서 있다. 표고 654m.
왜 이 길을 걸었나 — 2025년 7월, 아내는 유방암 3기 치료를 받고 있었다. 선항암과 전절제 수술과 방사선이 끝난 뒤였고 약과 주사는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곁을 지키다가 막내아들과 길을 나섰다. 아내의 회복을 빌며 걸은 44일이고, 이 글은 그중 12일째(2025-07-22)의 기록이다. 마을 정보는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함께 적는다. → 걷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01

개요 — 사람 이름과 그가 놓은 길이 도시 이름이 된 곳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Santo Domingo de la Calzada)는 라 리오하주 서쪽, 오하강가의 도시다. 이름이 길다. 칼사다(calzada)는 포장도로라는 뜻이고, 산토 도밍고는 사람 이름이다. 11세기에 도밍고 가르시아(1019~1109)라는 은수자가 이 일대에 다리를 놓고 순례길을 닦고 순례자 병원을 세웠다. 그는 성인이 되었고, 도시는 그의 이름과 그가 놓은 길을 함께 이름으로 삼았다. 산티아고까지 561km 지점이다(https://www.alberguescaminosantiago.com/camino-frances/poblaciones/santo-domingo-de-la-calzada-la-rioja-camino-de-santiago/, 2026년 8월 확인).

이 도시의 대성당에는 살아 있는 수탉과 암탉 한 쌍이 산다. 15세기에 만든 고딕 닭장이 성당 안에 있고, 그 안에서 육백 년 넘게 닭을 길러 왔다.

인구는 출처마다 조금 다르다. 그론제는 5,622명, 알베르게스카미노산티아고는 6,700명이 넘는다고 적는다(https://www.gronze.com/rioja/santo-domingo-calzada, 둘 다 2026년 8월 확인). 어느 쪽이든 순례자에게 필요한 것은 다 있다. 약국과 ATM, 의료센터, 상점, 관광안내소가 구시가 안에 모여 있다.

넓은 포석 광장 끝에 선 석조 성당의 옆면과 정문. 벽면에 조각을 두른 반원 아치 정문이 있고 오른쪽으로 높은 종탑의 밑동이 이어진다
2025-07-22 20:40 · 살바도르 대성당. 1158년에 짓기 시작했고 후기 로마네스크로 출발해 공사가 진행되면서 고딕으로 넘어갔다. 1931년 국가기념물로 지정됐다.
성당 건물과 떨어진 자리에 홀로 선 높은 석조 종탑. 위로 갈수록 좁아지며 층마다 아치 창이 뚫려 있고 꼭대기에 첨탑이 얹혀 있다
2025-07-22 20:40 · 토레 엑센타. 본당에서 떨어져 홀로 선 69m 바로크 종탑이다. 지하수가 흘러 본당에 붙여 세울 수 없었고, 기초를 수백 개의 뿔로 다졌다고 전한다.

이 글은 전날 숙소인 나헤라를 나와 아소프라와 시루에냐를 지나 산토 도밍고 숙소에 드는 하루 구간 전체를 다룬다. 이 구간에는 길이 갈리는 자리에 세운 돌 십자가가 있고, 언덕 하나를 통째로 덮은 해바라기밭이 있고, 지은 지 이십 년이 되도록 사람이 들지 않은 신도시가 있고,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붉은 철제 조각이 하나 서 있다. 다음 거점인 벨로라도(Belorado)까지는 다음 편에서 다룬다.

02

가는 법 — 20.7km, 오르막은 뒤쪽 5km에 몰려 있다

그론제는 나헤라에서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까지를 20.7km, 누적 상승 327m·하강 179m, 표준 도보 4시간 45분, 난이도 1/5로 적는다. 프랑스길에서 가장 쉬운 축에 드는 구간이라는 뜻이다. 완만하게 물결치는 땅을 지나며 농로가 대부분이고, 앞쪽은 포도밭 뒤쪽은 곡창지대다(https://www.gronze.com/etapa/najera/santo-domingo-calzada, 2026년 8월 확인).

구간을 나누면 나헤라에서 아소프라까지 5.7km, 아소프라에서 시루에냐까지 9.2km, 시루에냐에서 산토 도밍고까지 5.8km다(https://www.gronze.com/rioja/azofra, https://www.gronze.com/rioja/ciruena, 둘 다 2026년 8월 확인). 숫자만 보면 평탄해 보이지만 오르내림의 분포가 고르지 않다. 앞의 12km는 600m 안팎에서 거의 평평하게 가고, 아소프라를 지난 뒤 시루에냐까지 남은 3km에서 120m 넘게 올라선다. 이날의 최고점은 797m였고 시각은 10시 33분이었다.

2025년 7월 22일 실제 통과 시각 — 나헤라 06:18 출발, 산토 도밍고 12:03 도착
550m 650m 750m 06:18 나헤라 출발 544m 09:41 해바라기밭 654m 12:03 산토 도밍고 699m 07:39 아소프라 605m 10:28 시루에냐 792m 08:28 돌 십자가 617m 11:18 파르케 델 산토 762m 10:14 포플러 그늘 769m 11:41 688m

표고와 시각은 그날 찍은 사진의 EXIF 기록에서 읽었다. 가로축은 그론제의 20.7km에 GPS 위치를 맞춰 늘인 것이다. 이날의 최고점은 10:33 시루에냐 안쪽의 797m였고, 아소프라에서는 07:39에 들어가 08:08에 나왔다. 안내서의 예상 시간이 아니라 2025년 7월 22일 한 팀의 실제 기록이다.

가로등이 켜진 좁은 새벽 골목. 양옆으로 낮은 석조 건물이 붙어 있고 하늘은 아직 짙은 파랑이다
2025-07-22 06:18 · 나헤라 구시가의 골목. 순례자는 마을이 깨기 전에 떠난다. 표고 544m.
어스름한 하늘 아래 흙길이 언덕을 따라 오르고 길 위에 배낭을 멘 사람 하나가 작게 보인다. 길 양옆은 나무와 마른 풀이다
2025-07-22 06:26 · 마을을 벗어난 흙길. 앞서 나선 사람이 하나 있었다. 나헤라를 나오면 곧바로 코스타니야 언덕을 오른다. 표고 579m.
새벽 광장. 가로등 아래 석조 성당의 옆면이 서 있고 앞쪽 포석이 젖은 듯 빛난다. 하늘은 아직 짙은 파랑이다
2025-07-22 06:19 · 나헤라 구시가를 빠져나가는 길. 이날의 최저점 534m가 이 자리다.
어스름한 하늘 아래 흙길이 붉은 흙 언덕 사이로 이어진다. 길 양옆은 마른 풀과 낮은 덤불이다
2025-07-22 06:43 · 마을을 벗어나 2km 지점. 붉은 흙 언덕 사이로 길이 난다. 표고 581m.

나헤라를 나서면 산타 마리아 라 레알 수도원 뒤편을 지나 언덕을 오르고, 곧 포도밭 사이의 흙길과 포장 농로가 번갈아 나온다. 첫 한 시간은 해가 뜨기 전이라 걷기가 편하다. 7월 하순 이 위도에서 해는 일곱 시 무렵에 뜬다.

해 뜨기 직전의 하늘. 지평선 가까이가 주황으로 타고 그 위는 회청색이다. 앞쪽에 마른 풀밭과 낮은 능선이 검게 누워 있다
2025-07-22 06:53 · 해 뜨기 직전. 아래쪽만 타고 위는 아직 밤이다. 이 시간이 하루에 십 분쯤 있다. 표고 592m.
아침 해가 든 포도밭 사이로 포장 농로가 곧게 뻗어 있다. 길 끝에 사람 하나가 작게 걸어가고 오른쪽으로 벤 밭이 이어진다
2025-07-22 07:29 · 아소프라 2km 전의 포장 농로. 라 리오하 알타의 포도밭이 아직 이어진다. 표고 602m.
포플러 한 그루가 선 언덕 아래로 포장 농로가 이어진다. 하늘이 파랗고 길가에 마른 풀이 자라 있다
2025-07-22 07:22 · 아소프라 2km 전. 이 구간은 포장 농로와 흙길이 번갈아 나온다. 표고 599m.
아침 햇빛이 든 마을 어귀 거리. 낮은 집들이 이어지고 오른쪽에 마을 안내판이 서 있다. 앞쪽에 배낭을 진 사람이 서 있다
2025-07-22 07:39 · 아소프라 어귀. 여기서 마을 안내판을 지나 중심 거리로 든다. 표고 605m.

아소프라를 나오면 성격이 달라진다. 포도밭이 곡창지대로 바뀌고, 시루에냐까지 9.2km 동안 마을이 하나도 없다. 그늘도 없다. 밀은 7월 중순이면 이미 베어져 그루터기만 남고, 밭 가장자리에 그림자를 만들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이 구간에서 나무가 줄지어 선 자리는 딱 한 군데였다.

대중교통으로 이 구간을 건너뛰려면 라 리오하 주정부의 시외버스 노선을 이용하게 된다. 다만 2026년 8월 확인 시점에 주정부 교통 포털이 자동 조회를 차단하고 있어 노선·요금·시간표를 이 글에 숫자로 적지 않는다. 출발 전에 관광안내소(+34 941 341 238)로 확인하는 편이 확실하다.

그날의 기록 — 06:18에 나헤라를 나와 12:03에 산토 도밍고에 들었다. 5시간 45분, 20.7km. 나설 때 하늘은 짙은 파랑이었고 골목 가로등이 켜져 있었다. 06:26, 아들은 남색 재킷을 입고 전화기를 보며 걸었다. 07:48, 아소프라의 바 야외 탁자에서 시금치를 넣어 구운 빵을 포크로 잘라 먹었다. 검은깨가 뿌려져 있었다. 09:50, 더워지자 모자를 벗어 손에 들고 고개를 들었다. 검은 마스크만 얼굴에 남았다. 09:56에는 허리를 굽히고 티셔츠를 걷어 올렸다. 배에 바람을 넣는 것이다. 등에 배낭이 붙어 있으면 땀이 마르지 않는다. 10:31, 「엘 몬테 7번지」 대문 앞을 지날 때 그 집 할머니가 정원의 장미 두 송이를 잘라 건넸다. 순례길이 안전하기를 빈다고 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가져온 기념품을 드렸다. 장미는 내 모자와 아들 모자에 하나씩 꽂았고 사흘 넘게 그대로 꽂고 걸었다. 두 사람 다 검은 옷에 마스크에 선글라스 차림인데 모자에만 붉은 것이 하나씩 있었다. 11:41, 허리를 굽혀 발을 살폈다. 배낭이 등에서 앞으로 쏠렸고 자기 그림자가 발밑에 짧게 떨어졌다. 정오가 가까웠다.

03

둘러볼 곳 — 해바라기밭, 빈 마을, 그리고 닭이 사는 성당

  • 01아소프라Azofra · 5.7km · 인구 328명

    순례길이 마을을 관통하는 길 마을. 17~18세기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로스 앙헬레스 성당이 있고, 이 구간에서 앉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마을이다.

  • 02길가의 돌 십자가아소프라 서쪽 약 1.4km · 표고 617m

    길이 갈리는 자리에 세운 돌기둥. 위쪽에 십자가가 새겨져 있고 뒤로 포도밭이 언덕을 덮는다.

  • 03해바라기밭약 11.7km · 표고 654m

    언덕 하나가 통째로 노란 자리. 꽃이 전부 같은 방향을 보고 서 있고 그 뒤로 벤 밀밭이 이어진다. 7월 하순이 절정이다.

  • 04포플러 한 줄시루에냐 1km 전 · 표고 769m

    이 구간에서 그늘이 생기는 거의 유일한 자리다. 나무 한 줄이 여기서는 큰 것이다.

  • 05시루에냐와 시리뉴엘라Cirueña · Ciriñuela · 14.9km · 인구 126명

    순례길이 지나는 쪽은 골프장을 낀 신도시다. 반목조 이층집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데 창에 커튼이 없고 정원에 풀이 자라지 않는다.

  • 06파르케 델 산토와 「다리를 놓는 사람」약 17.5km · 표고 762m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의 작은 공원. 붉은 철제 조각 「Constructor de Puentes」가 서 있고 안내판이 함께 붙어 있다.

  • 07살바도르 대성당Calle del Cristo · 1158년 착공

    후기 로마네스크로 시작해 고딕으로 넘어간 건물. 지하 묘실에 성인의 무덤이 있고 15세기 고딕 닭장에 산 닭이 산다.

  • 08토레 엑센타1762~1767년 · 69m

    본당과 떨어져 홀로 선 바로크 종탑. 이 도시의 세 번째 탑이고 「라 리오하의 처녀」라고 불린다.

  • 09파라도르대성당 맞은편 · 옛 순례자 병원

    성 도밍고가 세운 순례자 병원 건물이다. 1965년에 국영 파라도르로 고쳐 지금도 숙박 시설로 쓴다.

  • 10구시가와 성벽Calle Mayor 일대

    돌을 깎아 지은 저택이 좁은 길 양쪽에 붙어 있고 벽에 문장이 조각돼 있다. 성벽 일부와 산 프란시스코 수도원이 남아 있다.

아소프라 — 여섯 시 반부터 문을 여는 마을

아소프라는 인구 328명의 마을이고 순례길이 마을 한 거리를 그대로 관통한다. 좁은 거리에 라 리오하 깃발과 스페인 국기가 줄에 매달려 걸려 있고, 붉은 코카콜라 간판 아래 순례자용 바가 있다. 아침 여덟 시 전인데 순례자들이 이미 테라스에 앉아 있었고 배낭이 의자 옆에 세워져 있었으며 자전거 두 대가 벽에 기대 있었다.

아침 해를 받은 밭 사이로 길이 이어지고 그 너머 낮은 자리에 마을이 길게 깔려 있다. 뒤로 산맥이 흐릿하게 누워 있다
2025-07-22 07:33 · 아소프라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은 투에르토강 골짜기에 낮게 앉아 있다. 여기서 마을 초입까지 6분 걸렸다.
담쟁이가 벽을 덮은 좁은 마을 거리. 왼쪽에 차가 세워져 있고 오른쪽으로 낮은 흰 집들이 이어진다
2025-07-22 07:40 · 아소프라의 거리. 순례길이 마을을 그대로 관통한다. 이런 구조를 길 마을이라고 부른다.
마을 중심 거리 위로 줄에 매단 작은 깃발들이 가로질러 걸려 있다. 양옆에 차가 세워져 있고 낮은 집들이 이어진다
2025-07-22 07:42 · 마을 중심 거리. 줄에 매단 깃발이 거리 위를 가로지른다. 여름에는 축제 준비로 이런 줄이 걸린다.
붉은 야외 탁자 위 흰 접시에 시금치를 넣어 구운 빵이 놓여 있고 검은깨가 뿌려져 있다. 앞쪽에 카페 콘 레체 한 잔이 있고 건너편 벽에 COOPERATIVA SAN MATEO라고 적힌 간판이 걸려 있다
2025-07-22 07:48 · 아소프라의 바 야외 탁자. 건너편 벽에 협동조합 간판이 걸려 있다. 그 아래 화살표 간판에 '20미터 앞'이라고 적혀 있고 여는 시각이 함께 붙어 있다. 순례자가 지나가는 시간에 맞춰 문을 여는 것이다.

아소프라에서 시루에냐까지 — 9.2km에 마을이 없다

마을을 나오면 길이 곧아진다. 밀은 이미 베어졌고 밭이 지평선까지 이어지며, 흙길이 그 사이를 곧게 간다. 이런 데서는 앞사람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로 거리를 잰다. 나오고 20분쯤이면 길이 갈리는 자리에 돌기둥이 하나 서 있다. 위쪽에 십자가가 새겨진 오래된 것이다. 길과 길이 만나는 곳에 이런 기둥을 세워 방향을 표시하고 기도하게 했다.

포도밭과 벤 밭 사이 길가에 오래된 돌기둥이 서 있다. 기둥 위에 십자가가 얹혀 있고 아래에 계단식 받침이 있다. 뒤로 언덕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2025-07-22 08:28 · 아소프라를 나오고 20분, 길이 갈리는 자리의 돌 십자가. 표고 617m. 순례길에는 이런 기둥이 갈림길마다 남아 있다.
벤 밀밭 사이로 흙길이 지평선까지 곧게 뻗어 있다. 하늘에 새털구름이 얇게 깔려 있고 그늘은 어디에도 없다
2025-07-22 09:39 · 아소프라와 시루에냐 사이. 길이 지평선까지 곧게 간다. 그늘을 만들 것이 아무것도 없다. 표고 651m.
벤 밀밭 사이로 흙길이 완만하게 오르고 지평선 위로 얇은 구름이 깔려 있다
2025-07-22 09:02 · 아소프라를 나오고 한 시간. 밀은 이미 베어졌고 그루터기만 남았다. 표고 620m.
왼쪽에 포도밭, 오른쪽에 벤 밭을 두고 흙길이 언덕 너머로 이어진다. 하늘은 구름 없이 파랗다
2025-07-22 09:49 · 포도밭과 밀밭이 갈리는 자리. 여기서부터 밭이 곡창지대로 바뀐다. 표고 670m.

아홉 시 사십 분쯤 해바라기밭이 나온다. 언덕 하나가 통째로 노랗다. 해바라기는 꽃이 핀 뒤에는 대체로 동쪽을 향해 고정되므로, 아침에 서쪽으로 걷는 순례자는 꽃의 앞면을 정면으로 보게 된다. 7월 하순이 절정이고, 8월 중순을 넘기면 고개를 숙이고 갈색으로 마른다.

해바라기 몇 송이가 화면 가까이 크게 들어와 있고 그 뒤로 같은 방향을 보고 선 꽃들이 밭 끝까지 이어진다
2025-07-22 09:41 · 밭 가장자리의 해바라기. 꽃이 모두 같은 쪽을 본다. 라 리오하 서쪽과 부르고스 동쪽에서 7월에 흔히 만나는 풍경이다.
흙길 위로 사람 둘의 그림자가 앞쪽으로 길게 늘어져 있다. 모자챙과 배낭 윤곽이 그림자에 그대로 드러난다
2025-07-22 09:44 · 아홉 시 사십 분의 그림자. 아직 앞으로 길다. 두 시간 뒤에는 발밑에 짧게 떨어진다.
언덕 위에서 본 넓은 밭. 벤 밀밭과 초록 밭이 층층이 이어지고 그 너머로 낮은 산맥이 흐릿하게 누워 있다. 해가 높이 떠 하늘이 하얗다
2025-07-22 09:57 · 표고 707m. 여기서부터 시루에냐까지 계속 올라간다. 아홉 시 반이 넘으면 더위가 시작된다.
벤 밭 사이 흙길 오른쪽에 포플러가 줄지어 서서 길에 그늘을 드리운다. 배낭을 진 사람이 그 그늘 아래에서 몸을 숙이고 있다
2025-07-22 10:14 · 표고 769m의 포플러 줄. 오른쪽에 그늘이 생긴다. 이 길에서 나무 한 줄은 큰 것이다.

시루에냐 — 집을 먼저 짓고 사람을 기다린 마을

시루에냐는 인구 126명의 마을이다(https://www.gronze.com/rioja/ciruena, 2026년 8월 확인). 순례길이 지나는 구역은 행정구역상 시루에냐에 속한 시리뉴엘라(Ciriñuela)이고, 거기 서 있는 것은 옛 마을이 아니라 골프장을 낀 신도시다. 반목조로 지은 이층집이 줄줄이 늘어서 있고 가로등이 규칙적으로 박혀 있는데 사람이 없다. 창에 커튼이 없고 정원에 풀이 자라지 않는다. 앞쪽 땅은 마른 흙과 잘린 풀뿐이다. 부동산이 한창일 때 집을 먼저 짓고 사람을 기다렸는데 사람이 오지 않았다. 팔백 년 된 마을들 사이에 이십 년 된 빈 마을이 하나 끼어 있는 셈이다.

마른 공터 너머로 붉은 기와를 얹은 이층집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가로등이 규칙적으로 박혀 있고 사람도 차도 보이지 않는다
2025-07-22 10:28 · 시루에냐의 신도시 구역. 집은 다 지어졌는데 사람이 없다. 앞쪽 땅은 마른 흙과 잘린 풀뿐이다. 표고 792m.
골프 클럽 건물 앞 인도에 코카콜라 병 모양 광고 거치대가 서 있고 옆 칠판에 스페인어 차림표가 손글씨로 적혀 있다. 뒤로 파라솔과 야외 탁자가 보인다
2025-07-22 10:18 · 아베니다 데 라 리오하의 골프 클럽 식당. 칠판에 '순례자 환영 · 카페테리아 · 핀초 · 타파스 · 보카디요 · 샌드위치 · 햄버거 · 또르띠야'가 손글씨로 적혀 있고 맨 아래에 'Welcome Pilgrim'이라고 붙어 있다. 이 마을에서 문을 연 곳은 여기뿐이었다.
자갈이 섞인 흙 오르막이 언덕 위로 굽어 오르고 길 양옆에 마른 풀과 관목이 자라 있다
2025-07-22 10:03 · 시루에냐로 올라붙는 오르막. 이 3km에서 120m 넘게 올라선다. 표고 743m.
새로 낸 넓은 포장도로 양옆으로 낮은 담과 이층집이 이어진다. 가로등이 규칙적으로 서 있고 차도 사람도 없다
2025-07-22 10:28 · 시루에냐 신도시의 거리. 도로와 가로등은 다 깔렸다. 표고 793m.

마을을 빠져나가는 길에 대문이 하나 있었다. 문기둥에 타일로 「EL MONTE Nº 7」이라고 붙여 두었고, 철문 너머로 돌 분수와 손질한 정원이 보였다. 그 집 할머니가 정원의 장미 두 송이를 잘라 건넸다. 순례길이 안전하기를 빈다고 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가져온 기념품을 드렸다. 장미는 모자에 하나씩 꽂았고, 사흘 넘게 그대로 꽂고 걸었다. 이날의 최고점 797m가 그 자리였다.

기와 지붕을 얹은 철제 대문. 문기둥에 EL MONTE Nº 7이라고 적은 타일 문패가 박혀 있고 철문 너머로 돌 분수와 손질한 정원이 보인다. 대문 옆에 배낭 멘 사람이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서 있다
2025-07-22 10:31 · 「엘 몬테 7번지」의 대문. 문기둥 타일에 집 이름과 번지가 적혀 있고 안에 돌 분수와 손질한 정원이 있다. 이 집 할머니가 정원의 장미 두 송이를 잘라 주었다. 표고 796m.
담쟁이를 올린 담과 철제 대문 앞을 배낭 멘 사람이 지나간다. 손에 붉은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있다
2025-07-22 10:31 · 장미를 받아 들고 다시 나서는 길. 순례길이 안전하기를 빈다고 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가져온 기념품을 드렸다.
흰 챙모자 왼쪽 옆에 짙은 붉은 장미 한 송이가 꽂혀 있다. 뒤로 벽돌과 자갈로 쌓은 담이 보인다
2025-07-22 10:33 · 모자에 꽂은 장미. 표고 797m, 이날의 가장 높은 곳이다. 이 두 송이를 사흘 넘게 모자에 꽂고 걸었다.

파르케 델 산토 — 다리를 놓는 사람

시루에냐를 나와 밀밭 능선을 두어 번 넘으면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작은 공원이 있다. 파르케 델 산토다. 붉게 녹슨 철판을 세워 만든 조각 하나가 언덕 꼭대기에 서 있고, 아래 안내판에 「Constructor de Puentes(다리를 놓는 사람)」이라고 적혀 있다. 도밍고 가르시아가 오하강에 다리를 놓은 일을 가리킨다. 같은 안내판에 순례자 알베르게와 대성당 안내가 QR 코드와 함께 붙어 있다.

벤 밀밭 사이로 흙길이 언덕 너머 지평선까지 곧게 뻗어 있다. 하늘이 넓고 그늘은 없다
2025-07-22 10:56 · 시루에냐를 나온 뒤의 밀밭. 하늘이 넓고 땅이 넓고 그 사이에 길 하나가 있다. 표고 787m.
흙길 저 끝에 배낭을 멘 사람 하나가 점처럼 작게 걸어가고 있다. 양옆은 벤 밭이다
2025-07-22 11:01 · 앞서 가는 순례자. 이런 데서는 앞사람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로 거리를 잰다. 표고 770m.
마른 언덕 꼭대기에 붉게 녹슨 철판 조각이 서 있다. 아치 모양으로 휜 판이 하늘을 배경으로 솟아 있고 앞쪽에 나무 울타리와 흙길이 있다
2025-07-22 11:18 · 파르케 델 산토의 조각 「Constructor de Puentes」. 붉게 녹슨 철판을 아치로 휘어 세웠다. 표고 762m. 여기서 도시가 내려다보인다.
흙길 옆에 나무 틀로 세운 안내판. 위쪽에 PARQUE DEL SANTO라고 적혀 있고 조각 사진과 알베르게·대성당 안내가 QR 코드와 함께 인쇄돼 있다. 뒤편 언덕 위에 붉은 조각이 서 있다
2025-07-22 11:19 · 조각 아래의 안내판. 조각 이름과 함께 순례자 알베르게(코프라디아 델 산토)와 대성당 안내가 붙어 있고 예약 전화가 적혀 있다.
벤 밀밭 사이 흙길이 앞으로 곧게 내려가고 배낭 멘 사람이 그 위를 걸어간다. 그림자가 발밑에 짧다
2025-07-22 11:28 · 공원을 지나 도시로 내려가는 길. 여기서 시가지까지 2.7km 남았다. 표고 730m.
시가지 교차로. 횡단보도 앞 인도에 노란 바탕에 부르고스라고 적힌 방향 표지판이 서 있고 뒤로 낮은 석조 건물들이 이어진다
2025-07-22 12:03 · 산토 도밍고 구시가 어귀. 노란 표지가 부르고스 방향을 가리킨다. 라 리오하를 벗어나 카스티야로 넘어가는 길이 여기서 시작된다. 표고 699m.
흙길 위에서 배낭을 진 사람이 허리를 굽혀 발을 살피고 있다. 배낭이 등에서 앞으로 쏠렸고 그림자가 발밑에 짧다
2025-07-22 11:41 · 도시를 2km 앞두고. 그림자가 발밑에 짧게 떨어졌다. 정오가 가까웠다. 표고 688m.
시가지로 드는 인도. 왼쪽에 붉은 벽돌 건물이 이어지고 오른쪽 차도에 트럭과 승용차가 서 있다. 파란 순례길 표지가 기둥에 붙어 있다
2025-07-22 11:54 · 산토 도밍고 외곽. 파란 표지가 기둥에 붙어 방향을 알려 준다. 구시가까지 1km 남았다.

대성당과 구시가 — 닭이 사는 성당

이 도시의 중심은 살바도르 대성당이다. 1158년에 짓기 시작했고 마에스트로 가르시온이 설계했다. 후기 로마네스크로 출발해 공사가 진행되면서 고딕으로 넘어간 것이 건물에 그대로 남아 있다. 1931년 국가기념물로 지정됐다. 지하 묘실에 성인의 무덤이 있고, 다미안 포르멘트가 만든 제단화가 스페인 르네상스 조각의 대표작으로 꼽힌다(https://santodomingoturismo.es/wp/catedral-del-salvador/, 2026년 8월 확인).

이 성당이 순례길에서 유명한 것은 다른 이유다. 성당 안에 닭장이 있고 그 안에 살아 있는 수탉과 암탉 한 쌍이 산다. 억울하게 목이 매달린 순례자를 성 도밍고가 떠받쳐 살렸고, 그것을 믿지 않던 판관이 접시 위의 구운 닭이 살아나면 믿겠다고 하자 닭이 일어나 울었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닭장은 15세기 고딕 양식이고, 그 안에서 지금도 닭을 기른다. 전설이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살아 있는 것을 두는 수밖에 없다.

포석이 깔린 광장에서 본 성당 정면. 가운데에 조각을 두른 반원 아치 정문이 있고 그 위로 벽면에 문장과 창이 배치돼 있다
2025-07-22 20:41 · 대성당 정면. 조각을 두른 정문 위로 벽면이 넓게 올라간다. 여름에는 여덟 시가 넘어도 이만큼 밝다.
돌을 깎아 지은 저택이 양쪽에 붙은 좁은 거리. 철제 발코니에 화분이 걸려 있고 저 끝에 사람 몇이 걸어간다
2025-07-22 20:41 · 구시가의 마요르 거리. 돌을 깎아 지은 저택이 좁은 길 양쪽에 붙어 있고 벽에 문장이 조각돼 있다. 순례자 알베르게가 이 거리에 있다.
포석이 깔린 저녁 광장. 아치 회랑을 두른 석조 건물이 한쪽에 이어지고 가운데에 검은 조형물이 놓여 있다
2025-07-22 19:47 · 저녁의 구시가 광장. 해가 길어 여덟 시가 넘어도 밝다. 이 도시는 저녁에 걸어야 제대로 보인다.
나헤라 → 산토 도밍고 경유지별 서비스
지점누적 거리바·식당알베르게(1박)상점ATM약국비고
나헤라0km있음(다수)시립 6~7€ / 사설 13~20€있음있음있음출발지 · 산티아고까지 576km
아소프라5.7km있음시립 16€(53침상, 3/27~10/31)있음(협동조합)확인 필요확인 필요앉아서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마을 · 인구 328명
아소프라~시루에냐9.2km 구간없음없음없음없음없음마을 없음 · 그늘 없음 · 급수대 없음
시루에냐14.9km있음(골프 클럽)비르헨 데 과달루페 20€ / 빅토리아 18€없음없음없음인구 126명 · 신도시 구역은 비어 있다
파르케 델 산토약 17.5km없음없음없음없음없음전망대 · 조각과 안내판 · 표고 762m
산토 도밍고20.7km있음(다수)코프라디아 델 산토 13€ / 시토회 13~15€있음있음있음도착지 · 산티아고까지 561km

요금은 그론제·알베르게스카미노산티아고·알베르게 공식 페이지 게시가(2026년 8월 확인). 아소프라와 시루에냐 사이 9.2km에는 마을이 없다. 아소프라의 ATM·약국 유무는 공식 게시를 찾지 못해 비워 둔다. 시루에냐에서 문을 연 곳은 2025년 7월 방문 당시 골프 클럽 식당뿐이었다.

모르는 집 할머니가 정원에서 장미 두 송이를 잘라 건네며 가는 길이 안전하기를 빌어 주었다. 11:41, 아들은 허리를 굽혀 발을 살폈고 흰 모자에는 그 장미가 그대로 꽂혀 있었다.

04

먹거리와 숙소 — 아침은 아소프라에서, 저녁은 마요르 거리에서

이 구간에서 앉아 아침을 먹을 곳은 아소프라뿐이다. 마을 중심 거리의 바가 야외 탁자를 내놓고, 건너편에 협동조합 슈퍼마켓과 정육점이 있다. 화살표 간판에 '20미터 앞'이라고 적혀 있고 여는 시각이 함께 붙어 있는데, 순례자가 지나가는 이른 아침에 맞춰 문을 연다. 다음 마을까지 9.2km이므로 여기서 사 두면 길에서 먹을 것이 생긴다.

시루에냐에서 문을 여는 곳은 골프 클럽에 딸린 식당 하나였다. 아베니다 데 라 리오하에 면해 있고 칠판에 순례자 환영이라고 적어 두었다. 핀초와 타파스, 보카디요와 샌드위치, 햄버거와 또르띠야를 낸다. 값은 칠판에 적혀 있지 않았다.

아침 햇빛이 든 마을 거리. 줄에 매단 깃발이 위를 가로지르고 거리 끝에 자전거와 순례자 몇이 모여 있다
2025-07-22 08:08 · 아소프라를 나서며 본 마을 거리. 거리 끝에 순례자와 자전거가 모여 있다. 여덟 시면 이 마을에 사람이 가장 많다.
나무 탁자 위에 배낭여행에 관한 영어책이 놓여 있다. 표지에 숲길을 걷는 사람이 인쇄돼 있고 옆에 볼펜 봉지가 있다
2025-07-22 19:04 · 저녁의 숙소 탁자. 볼펜은 한 봉지에 1.50유로, 두 자루짜리였다(2025년 7월 22일 확인, 현지 구입). 순례자가 마을에서 사는 것은 대개 세 가지다. 읽을 것, 쓸 것, 아픈 데 먹을 것.

산토 도밍고의 먹거리는 라 리오하 가정식이다. 감자와 초리소를 뭉근히 끓인 파타타스 아 라 리오하나, 대구를 넣은 바칼라오 아 라 리오하나, 포도나무 가지 위에 굽는 양갈비 추레티야스 알 사르미엔토, 흰강낭콩 요리 알루비아스와 카파론이 대표 메뉴다. 식당은 마요르 거리와 대성당 둘레에 몰려 있고, 여러 곳이 순례자 메뉴를 낸다. 다만 값과 영업 시간을 공식 페이지에 게시한 집이 드물어 이 글에서는 금액을 적지 않는다.

숙소는 코프라디아 델 산토 순례자 알베르게가 기본이다. 마요르 거리 38~42번지, 대성당에서 걸어서 2분 거리다. 요금 13유로에 일회용 시트가 포함되고(2026년 8월 확인), 주방을 쓸 수 있으며 예약을 받는다. 접수는 3월~10월 11:00~22:00, 11월~2월 13:00~22:00이고 연중 연다. 침상 수는 출처가 갈린다. 공식 페이지는 169개(낮은 침대 103개 포함), 그론제는 156개로 적는다(https://www.alberguecofradiadelsanto.com/, https://www.gronze.com/rioja/santo-domingo-calzada, 둘 다 2026년 8월 확인).

구시가 골목의 석조 건물 벽에 검은 바탕 간판이 붙어 있다. 노란 가리비 아래 ALBERGUE DE PEREGRINOS라고 적혀 있고 그 밑에 노란 화살표가 왼쪽을 가리킨다
2025-07-22 20:43 · 마요르 거리의 순례자 알베르게 표지. 노란 가리비와 화살표가 함께 붙어 있다. 접수는 여름철 11:00부터다.
노란 벽에 걸린 액자 속 손으로 그린 순례길 지도. 오른쪽 끝 피레네에서 왼쪽 끝 산티아고와 피스테라까지 붉은 선이 이어지고 도시마다 성당이 그려져 있다
2025-07-22 17:30 · 숙소 벽에 걸린 프랑스길 지도. 손으로 그린 것이고 부르고스·레온·아스토르가·폰페라다·오 세브레이로·사리아가 성당 그림으로 표시돼 있다. 산토 도밍고는 오른쪽 귀퉁이에 있다.
아소프라·시루에냐·산토 도밍고 숙소 1박 요금대 — 도미토리 침상 기준
코프라디아 델 산토 산토 도밍고 · 13€(일회용 시트 포함) · 169침상 · 연중 / 그론제는 156침상(2026년 8월 확인)
시토회 수도원 산토 도밍고 · 13~15€ · 3월 1일~10월 31일(2026년 8월 확인)
아소프라 시립 아소프라 · 16€ · 53침상 · 3월 27일~10월 31일(2026년 8월 확인)
빅토리아 시루에냐 · 18€ · 도미토리 3자리 · 길에서 300m · 3월 1일~10월 31일(2026년 8월 확인)
비르헨 데 과달루페 시루에냐 · 20€ · 12침상 · 길에서 100m · 3월 15일~10월 31일(2026년 8월 확인)

막대 길이는 도미토리 침상 요금 기준이고 20유로를 100%로 잡았다. 값이 구간으로 적힌 곳은 낮은 쪽을 썼다. 산토 도밍고에는 이 밖에 1인 35~60유로대의 호스탈·펜션이 여럿 있다. 출처: 그론제, 코프라디아 델 산토 공식 페이지(2026년 8월 확인). 시즌과 객실 등급에 따라 달라진다.

05

실용 정보

코프라디아 델 산토 알베르게
Calle Mayor, 38-42. 1박 13유로(일회용 시트 포함, 2026년 8월 확인). 침상 수는 공식 페이지 169개(낮은 침대 103개 포함), 그론제 156개로 갈린다. 접수·개방 3~10월 11:00~22:00, 11~2월 13:00~22:00, 연중. 주방을 갖췄고 예약을 받는다. 반려동물 불가. 전화 +34 941 343 390 / +34 649 013 394, albergue@alberguecofradiadelsanto.com.
살바도르 대성당
Calle del Cristo, s/n. 관람 월~금 9:00~20:00, 토요일 9:00~19:00. 입장료(2026년 8월 확인) 대성당 7유로, 토레 엑센타 4유로, 산 프란시스코 수도원 5유로. 세 곳을 함께 보는 관광 팔찌 10유로, 순례자 팔찌 5유로(2026년 8월 확인). 가이드 투어는 주간 45분 14유로, 야간 60분 15유로(금·토 20:45), VIP 90분 15유로(최대 15명). 전화 +34 941 340 033(2026년 8월 확인). 종교 행사나 공사로 시각이 바뀔 수 있다고 공식 페이지가 밝힌다.
토레 엑센타
1762~1767년에 마르틴 데 베라투아가 세운 바로크 종탑, 높이 69m. 이 도시의 세 번째 탑이다. 첫 탑은 로마네스크였고 1450년 낙뢰로 무너졌으며, 둘째 탑은 18세기 중반에 붕괴 위험으로 헐렸다. 지하수가 흘러 본당에 붙여 세울 수 없었고 기초를 수백 개의 뿔로 다졌다고 전한다(2026년 8월 확인).
관광안내소
Plaza de España, 4. 성수기(7월 1일~10월 1일, 부활절·만성절·헌법기념일 연휴) 화~토 10:00~14:00 / 16:00~19:00, 일 10:00~14:00. 비수기 화~일 10:00~14:00이고 토요일만 16:00~19:00을 더 연다. 월요일 휴무(성수기 제외). 전화 +34 941 341 238, turismo@santodomingodelacalzada.org(2026년 8월 확인).
가장 긴 무보급 구간
아소프라 → 시루에냐 9.2km. 마을이 없고 그늘이 없으며 뒤쪽 3km에서 120m 넘게 올라선다. 아소프라에서 물과 먹을 것을 채우고 나서는 편이 확실하다.
아소프라
인구 328명. 나헤라에서 5.7km, 시루에냐까지 9.2km. 순례자 알베르게 53침상 16유로, 3월 27일~10월 31일 운영. 17~18세기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로스 앙헬레스 성당이 있고 산티아고 페레그리노와 산 마르틴 데 투르 상이 남아 있다(2026년 8월 확인).
시루에냐
인구 126명. 아소프라에서 9.2km, 산토 도밍고까지 5.8km. 알베르게 비르헨 데 과달루페 12침상 20유로(길에서 100m, 3월 15일~10월 31일), 빅토리아 도미토리 3자리 18유로(길에서 300m, 3월 1일~10월 31일). 상점은 없다(2026년 8월 확인).
파라도르
대성당 맞은편. 성 도밍고가 세운 옛 순례자 병원 건물이며 1965년에 국영 파라도르로 고쳤다(2026년 8월 확인).
버스
라 리오하 주정부 시외버스가 이 일대를 지난다. 2026년 8월 확인 시점에 주정부 교통 포털이 자동 조회를 차단해 노선·요금·시간표를 확인하지 못했다. 관광안내소(+34 941 341 238)에서 그날 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확실하다.
다음 구간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 → 벨로라도. 라 리오하를 벗어나 카스티야 이 레온으로 넘어간다. 다음 편에서 다룬다(2026년 8월 확인).
이 구간에서 시간을 봐야 하는 곳
시설월화수목금토일
대성당9~209~209~209~209~209~199~20
대성당 야간 가이드 투어없음없음없음없음20:4520:45없음
관광안내소(성수기 7~10월)휴무*10~14 / 16~1910~14 / 16~1910~14 / 16~1910~14 / 16~1910~14 / 16~1910~14
관광안내소(비수기)휴무10~1410~1410~1410~1410~14 / 16~1910~14
코프라디아 델 산토 접수(3~10월)11~2211~2211~2211~2211~2211~2211~22
코프라디아 델 산토 접수(11~2월)13~2213~2213~2213~2213~2213~2213~22

시간 단위는 24시간제. * 관광안내소는 성수기(7월 1일~10월 1일)와 부활절·만성절·헌법기념일 연휴에는 월요일에도 연다고 공식 페이지가 적는다. 대성당 관람 시각은 종교 행사나 보수 공사로 예고 없이 바뀔 수 있다. 출처: 살바도르 대성당, 산토 도밍고 관광안내소, 코프라디아 델 산토 알베르게(2026년 8월 확인).

06

마무리

이 하루는 숫자로 보면 쉽다. 20.7km에 누적 상승 327m, 표준 4시간 45분, 난이도 1. 프랑스길에서 가장 낮은 난이도다. 그런데 실제로 걸으면 뒤쪽이 힘들다. 앞의 12km는 600m 언저리에서 거의 평평하게 가지만, 아소프라를 나오면 마을이 9.2km 동안 하나도 없고 그늘도 없으며 시루에냐까지 계속 올라간다. 여름에는 그 오르막을 열 시에서 열한 시 사이에 지나게 된다.

그래서 이 구간은 아침을 어디서 먹는지가 정한다. 나헤라에서 어둡기 전에 나서면 아소프라에 여덟 시 전에 닿고, 그 마을 협동조합이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열어 준다. 거기서 물과 먹을 것을 채우면 나머지 15km는 한 번에 갈 수 있다. 반대로 아소프라를 그냥 지나치면 시루에냐 골프 클럽 식당까지 아홉 시간 넘게 아무것도 없는 셈이 된다.

도착해서 보게 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성당 안의 닭이다. 육백 년 넘게 산 닭을 기르는 것은 전설을 사라지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도시 이름이다. 사람 이름과 그가 놓은 길이 붙어 도시 이름이 되었다. 열한 세기에 다리를 놓고 길을 닦고 병원을 지은 사람이 있었고, 구백 년 뒤에도 그 길로 사람이 온다.

그날 우리가 받은 것은 모르는 집 할머니의 장미 두 송이였다. 순례길이 안전하기를 빈다고 했고, 우리는 한국에서 가져온 기념품을 드렸다. 그 두 송이는 사흘 넘게 모자에 꽂혀 있었다. 열이틀째였고, 한국에서는 그동안에도 약과 주사가 이어지고 있었다. 하루에 20km씩 줄어든 것은 산티아고까지의 거리였고, 우리가 바란 것은 그 숫자가 줄어드는 동안 아내의 몸도 함께 나아지는 일이었다. 검은 옷에 마스크에 선글라스 차림으로 그늘 없는 밀밭을 여섯 시간 걸으면서, 모자에만 붉은 것이 하나씩 있었다. 우리에게 그 붉은 것을 준 할머니의 건강도 함께 빈다.

2025년 7월 22일 06시 18분에 나헤라를 나와 12시 03분에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에 닿았다. 5시간 45분, 20.7km. 표고 534m에서 797m를 넘어 699m로 내려왔다. 해바라기밭과 빈 마을을 지났다. 다음 편에서는 여기서 벨로라도까지 간다.

정보 확인

항목출처 URL확인일
구간 거리·누적 고도·소요시간·난이도·경유 마을(나헤라→산토 도밍고)https://www.gronze.com/etapa/najera/santo-domingo-calzada2026년 8월 확인
산토 도밍고 개요·산티아고까지 561km·성 도밍고 생몰(1019~1109)·닭의 기적·인구https://www.alberguescaminosantiago.com/camino-frances/poblaciones/santo-domingo-de-la-calzada-la-rioja-camino-de-santiago/2026년 8월 확인
산토 도밍고 알베르게 목록·요금·인구(5,622명)https://www.gronze.com/rioja/santo-domingo-calzada2026년 8월 확인
코프라디아 델 산토 알베르게 주소·169침상·13유로·접수 시각·전화https://www.alberguecofradiadelsanto.com/2026년 8월 확인
대성당 입장료·관람 시각·가이드 투어·주소·전화https://catedralsantodomingo.org/visitas/2026년 8월 확인
대성당 1158년 착공·마에스트로 가르시온·지하 묘실·15세기 고딕 닭장·포르멘트 제단화https://santodomingoturismo.es/wp/catedral-del-salvador/2026년 8월 확인
토레 엑센타 1762~1767년·69m·마르틴 데 베라투아·분리 건립 이유·앞선 두 탑https://santodomingoturismo.es/wp/la-torre/2026년 8월 확인
파라도르 — 성 도밍고가 세운 옛 순례자 병원, 1965년 파라도르로 전환https://santodomingoturismo.es/2026년 8월 확인
관광안내소 주소·전화·이메일·성수기/비수기 운영 시간·휴무https://santodomingoturismo.es/wp/oficina-de-turismo/2026년 8월 확인
아소프라 인구·거리·알베르게 요금·성당https://www.gronze.com/rioja/azofra2026년 8월 확인
시루에냐 인구·거리·알베르게 요금·운영 기간https://www.gronze.com/rioja/ciruena2026년 8월 확인
파르케 델 산토 조각 이름(Constructor de Puentes)·현장 안내판 내용 — 2025년 7월 22일 촬영현장 안내판 촬영2025년 7월 22일
시루에냐 골프 클럽 식당 차림표·아소프라 협동조합 간판 — 2025년 7월 22일 촬영현장 촬영2025년 7월 22일
시리뉴엘라 「EL MONTE Nº 7」 대문 타일 문패와 그 집에서 받은 장미 — 2025년 7월 22일 촬영·현장 기록현장 촬영2025년 7월 22일
구간 통과 시각·표고 — 2025년 7월 22일 촬영 사진 291장의 EXIF 기록(GPS·고도·시각)본인 촬영 기록2025년 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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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Zu (보호자)

아내의 유방암 진단 이후, 식이와 생활을 직접 공부하며 기록하는 보호자입니다. 모든 글은 발표된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하며, 의학적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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