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Francés · 소도시 가이드
Torres del Río 토레스 델 리오
아예기를 나와 이라체 와인 샘을 지나고, 그늘이 거의 없는 12km를 건너 로스 아르코스에 닿은 뒤, 산솔을 지나 언덕에 올라앉은 마을. 12세기에 예루살렘 성묘를 본떠 지은 팔각형 성당이 이 마을에 있다.
- ES · 스페인
- 로스 아르코스 · 8.4km
- 거점
01
개요 — 팔각형 성당 하나가 있는 마을
토레스 델 리오(Torres del Río)는 나바라주 티에라 에스테야 서남쪽, 로스 아르코스와 비아나 사이의 언덕에 올라앉은 작은 마을이다. 골목이 가파르고 돌집이 많으며, 문장을 새긴 바로크 저택이 골목마다 남아 있다. 산티아고까지 633km 지점이다(https://www.alberguescaminosantiago.com/camino-frances/poblaciones/torres-del-rio-camino-de-santiago-navarra/, 2026년 8월 확인).
순례자가 이 마을에서 자는 이유는 대개 하나다. 로스 아르코스에서 자면 다음 날 로그로뇨까지 28km를 한 번에 걸어야 한다.
마을의 이름을 만든 것은 산토 세풀크로 성당이다. 1160~1170년에 지은 로마네스크 건물이고, 평면이 팔각형이다. 예루살렘의 성묘 교회를 본뜬 형태로, 템플기사단과 관련이 있다고 전한다. 장례 예배당이자 순례길의 등대 노릇을 했다. 안에서는 여덟 개의 아치가 서로 엇갈리며 별 모양을 이루고, 그 가운데에 팔각형과 얽힌 원이 생긴다. 이 교차 늑재 궁륭은 코르도바 모스크 계열의 이슬람 건축을 떠올리게 한다. 복원은 1960~64년과 1993년 성년에 이루어졌다.
이 글은 전날 숙소인 아예기에서 출발해 이라체, 아스케타,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 로스 아르코스, 산솔을 지나 토레스 델 리오 숙소에 드는 하루 구간 전체를 다룬다. 이 구간에는 포도주가 나오는 샘이 있고, 1200년경에 순례자를 위해 판 저수조가 있고, 그늘이 거의 없는 12km가 있다. 다음 거점인 로그로뇨(Logroño)까지의 구간은 다음 편에서 다룬다.
02
가는 법 — 그늘 없는 12km가 들어 있는 하루
그론제는 에스테야에서 로스 아르코스까지를 21.3km, 누적 상승 388m·하강 363m, 표준 도보 5시간, 난이도 2/5로 적는다. 같은 페이지에 이런 주의가 붙어 있다. '여름에는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에서 로스 아르코스까지의 구간을 조심할 것, 그늘이 있는 곳이 거의 없다'(https://www.gronze.com/etapa/estella-lizarra/arcos, 2026년 8월 확인).
아예기에서 출발하면 에스테야~아예기 1.5km가 빠지므로 로스 아르코스까지 약 19.8km다. 거기서 산솔 7.5km, 산솔에서 토레스 델 리오 0.9km를 더하면 하루 약 28km가 된다(https://www.alberguescaminosantiago.com/camino-frances/poblaciones/sansol-navarra-camino-de-santiago/, 2026년 8월 확인). 2025년 7월 19일에 이 구간을 걸었을 때 휴대전화 기록은 약 28km, 8시간 25분이었다. 05:55에 아예기를 나서 14:20에 토레스 델 리오에 닿았다.
길은 아예기에서 이라체까지 완만하게 오르고, 아스케타를 지나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에서 727m로 가장 높아진다. 거기서 로스 아르코스까지는 계속 내려가는데, 내리막이라고 편한 구간은 아니다. 밭 한복판으로 난 흙길이 곧게 이어지고 나무가 밭 가장자리에만 있어 그늘이 없다.
03
둘러볼 곳 — 샘 하나, 저수조 하나, 성당 셋
- 01이라체 와인 샘Fuente del Vino · 1.2km
보데가스 이라체 담장의 수도꼭지 둘. 하나는 물, 하나는 포도주다. 하루 약 100리터를 채운다.
- 02이라체 수도원Monasterio de Irache · 샘 옆
8세기에 기원을 두고 11세기에 나바라 최초의 순례자 병원이 된 곳. 새벽에는 종탑 조명만 보인다.
- 03아스케타Azqueta · 약 6km
포도밭 사이의 작은 마을. 마을 게시판과 벤치가 있고, 여기서 비야마요르까지 2km는 완만한 오르막이다.
- 04무어인의 샘Fuente de los Moros · 비야마요르 200m 전
1200년경에 판 고딕 저수조. 쌍둥이 반원 아치와 가운데 쌍기둥, 물까지 내려가는 가파른 계단으로 되어 있다.
- 05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Villamayor de Monjardín · 약 8km
인구 120명 남짓. 12세기 산 안드레스 성당과 그 위 산꼭대기의 몬하르딘 성 잔해가 있다. 구간 최고점.
- 06순례자 오아시스 푸드트럭약 14km 지점
비야마요르와 로스 아르코스 사이 나무 그늘의 간이 판매대. 이 구간에서 유일한 보급점이다.
- 07로스 아르코스Los Arcos · 약 20km
『코덱스 칼릭스티누스』에 아르쿠스(Arcus)로 나오는 마을. 산타 마리아 성당과 아케이드 광장이 있다.
- 08산솔Sansol · 약 27km
인구 약 100명. 1704년 바로크 양식의 산 소일로 성당과 1702년 팔라시오 델 신디카토가 있다.
이라체 와인 샘 — 여덟 시부터 나온다
아예기를 나와 20분이면 이라체다. 보데가스 이라체가 담장에 낸 수도꼭지 둘이 여기 있고, 하나는 물, 하나는 포도주다. 옛 수도원의 순례자 병원에서 수사들이 도착한 순례자에게 포도주 한 잔을 내주던 관습을 되살린 것으로, 1990년대 말에 지금 형태가 설치됐다. 하루에 약 100리터의 어린 적포도주를 채운다(https://www.irache.com/es/fuente-del-vino.html, 2026년 8월 확인).
벽에 붙은 쇠판에는 이용 규칙이 새겨져 있다. '마시되 지나치지 마시오. 기꺼이 권합니다. 다만 가져가려거든 포도주는 사야 합니다.' 그 아래 붉은 판에는 이 샘에 웹캠이 설치되어 있어 irache.com에 접속하면 샘을 찾아온 순례자를 볼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아스케타 — 포도밭 사이의 두 갈래 길
이라체를 지나면 길이 갈린다. 왼쪽은 루킨(Luquin)을 지나는 산길, 오른쪽은 아스케타를 지나는 평탄한 길이다. 대부분의 순례자는 아스케타 쪽으로 간다. 이 사이는 포도밭과 밀밭이 번갈아 나오는 완만한 길이고, 7월에는 해 뜨는 시각이 아직 이른 편이라 이 구간에서 아침 빛을 본다.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 — 구간 최고점과 무어인의 샘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은 인구 120명 남짓의 작은 자치체로, 에스테야에서 10km 거리다. 마을 200m 앞 순례길 위에 무어인의 샘(Fuente de los Moros)이 있다. 1200년경에 중세 순례자의 갈증을 풀어 주려고 판 저수조로, 입구가 쌍둥이 반원 아치와 그 사이 쌍기둥으로 되어 있고 거기서 물까지 가파른 계단이 내려간다. 물은 지면 아래에서 솟는다(https://www.alberguescaminosantiago.com/camino-frances/poblaciones/villamayor-de-monjardin-navarra-camino-de-santiago/, 2026년 8월 확인).
마을의 산 안드레스 사도 성당은 12세기 로마네스크 건물로, 원고딕으로 넘어가는 요소가 섞여 있다. 로마네스크 정문에 아치볼트와 크리스몬, 조각된 기둥머리가 남아 있는데 그중 하나는 두 기사의 싸움을 새긴 것으로 카롤루스 대제와 나바라 왕자로 읽힌다. 문에는 중세 철물이 그대로 붙어 있다.
마을에는 바와 식당이 있다. 알베르게스카미노산티아고는 이 바가 연중 08:00부터 열고 순례자 메뉴가 저렴하며 테라스에 35석이 있다고 적는다(2026년 8월 확인). 현금인출기와 약국은 없다. 이 마을이 다음 12km를 앞둔 마지막 마을이다.
비야마요르에서 로스 아르코스까지 — 이 구간의 12km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에서 로스 아르코스까지는 12km 남짓이다. 알베르게스카미노산티아고는 13.3km로 적고, 순례자 후기에서는 12.2km로 적은 기록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이 구간에는 마을이 하나도 없고, 나무는 밭 가장자리에만 있다. 다만 중간쯤에 순례자 오아시스(Pilgrims' Oasis) 푸드트럭이 나무 그늘 아래 서 있어 물과 음료, 간단한 먹을거리를 판다. 여름에 이 구간을 낮에 걷는다면 이곳이 유일한 쉼터다.
로스 아르코스 — 밖은 수수하고 안은 딴 세상인 성당
로스 아르코스는 순례길이 만든 마을이다. 12세기 『코덱스 칼릭스티누스』 4권에 우란시아(Urancia)로, 5권에 아르쿠스(Arcus)로 나온다. 산티아고까지 640km 지점이고, 순례자에게 필요한 시설이 거의 다 있다(https://www.alberguescaminosantiago.com/camino-frances/poblaciones/los-arcos-navarra-camino-de-santiago/, 2026년 8월 확인).
마을의 중심은 산타 마리아 성당과 그 앞 아케이드 광장이다. 성당은 12세기에 로마네스크로 시작해 이후 고딕·르네상스·바로크·신고전 요소가 차례로 더해졌다. 북쪽 정면의 플라테레스크 정문은 1591년 작업이고, 고딕과 르네상스가 섞인 종탑도 16세기다. 남쪽 벽에 붙은 회랑은 15세기 플랑부아양 고딕이다.
밖에서 보면 그냥 마을 성당인데 안은 다르다. 천장이 프레스코로 덮이고 벽이 금박 조각으로 메워져 있다. 2층에 걸린 파이프오르간은 금빛 조각을 두르고 나팔관이 옆으로 뻗어 있다. 12세기에 짓기 시작해 손대기를 되풀이한 육백 년이 한 건물 안에 층층이 쌓여 있다.
산솔과 토레스 델 리오 — 1km 사이의 두 마을
로스 아르코스에서 7.5km를 더 가면 산솔이다. 인구 100명 남짓의 마을로, 1704년에 지은 바로크 양식의 산 소일로 성당과 1702년의 팔라시오 델 신디카토가 있다. 약국은 있지만 상점과 현금인출기는 없다. 산솔에서 토레스 델 리오까지는 0.9km, 걸어서 15분이다. 두 마을 사이에 도랑이 하나 있고 그 위 다리를 건너면 바로 오르막이다.
『코덱스 칼릭스티누스』는 이 마을의 리나레스강을 두고 물에 독이 있다고 적었다. 1381년에 순례자 조프루아 드 뷜로가 남긴 일기에도 '토레스 데 산솔의 강처럼 나쁘고 독한 강을 조심해야 한다'는 구절이 있다. 800년 넘게 같은 경고가 이어진 셈이다.
| 마을 | 누적 거리 | 바·식당 | 알베르게(1박) | 상점 | ATM | 약국 | 비고 |
|---|---|---|---|---|---|---|---|
| 아예기 | 0km | 있음 | 산 시프리아노 15~17€ | 있음 | 없음 | 있음 | 출발지 |
| 이라체 | 약 1.2km | 캠핑장 내 | 캠핑 이라체 29€~ | 없음 | 없음 | 없음 | 와인 샘 · 08:00부터 |
| 아스케타 | 약 6km | 없음 | 라 페를라 네그라(개인실) | 없음 | 없음 | 없음 | 게시판과 벤치만 있다 |
| 비야마요르 | 약 8km | 바 1곳 | 비야마요르 14€ / 오아시스 트레일스 12~13€ | 있음 | 없음 | 없음 | 다음 12km 전 마지막 마을 |
| 로스 아르코스 | 약 20km | 있음(다수) | 8~22€ | 있음 | 있음 | 있음 | 관광안내소·상점·빵집 |
| 산솔 | 약 27km | 있음 | 카르마 12€ / 산솔 16~22€ / 팔라시오 15~22€ | 없음 | 없음 | 있음 | 빵은 판다 |
| 토레스 델 리오 | 약 28km | 있음 | 카사 마리엘라 14€ / 산 안드레스 15~30€ / 라 파타 데 오카 18~20€ | 있음 | 있음 | 없음 | 약국은 1km 전 산솔 |
요금은 그론제·알베르게스카미노산티아고 게시가(2026년 8월 확인). 시즌과 객실 등급에 따라 달라진다.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과 로스 아르코스 사이 12km에는 마을이 없고, 중간의 푸드트럭이 유일한 보급점이다.
포도주는 못 마셨고 그늘 없는 12km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래도 걸었다. 그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04
먹거리와 숙소
이 구간에서 마실 것을 살 수 있는 곳은 셋뿐이다.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의 바, 그 뒤 12km 중간의 푸드트럭, 그리고 로스 아르코스다. 순례자 메뉴를 내는 식당은 로스 아르코스와 토레스 델 리오에 있고, 값은 대체로 12~15유로 선이다(그론제·알베르게스카미노산티아고 게시가, 2026년 8월 확인). 마을 식당의 접시는 대개 고기 한 조각에 감자튀김을 곁들인 형태이고, 양이 넉넉하다.
숙소를 어디에 잡을지가 이 구간의 핵심이다. 로스 아르코스는 시설이 가장 많지만, 거기서 자면 다음 날 로그로뇨까지 27.6km를 한 번에 걸어야 한다(https://www.gronze.com/etapa/arcos/logrono, 2026년 8월 확인). 산솔이나 토레스 델 리오까지 8km를 더 걸어 두면 다음 날이 20km 안쪽으로 줄어든다. 토레스 델 리오에 묵는 사람 대부분이 이 계산 때문에 온다.
막대 길이는 침상 요금 기준. 붉은 막대가 토레스 델 리오다. 출처: 그론제, 알베르게스카미노산티아고(2026년 8월 확인). 산 안드레스와 라 파타 데 오카는 개인실을 함께 두어 침상 요금 폭이 넓다. 카사 마리엘라는 3월 17일~10월 16일, 이삭 산티아고는 3월 1일~10월 31일, 카사 데 라 아부엘라는 3월 1일~10월 24일 운영이고, 산 안드레스와 라 파타 데 오카는 연중 문을 연다.
05
실용 정보
- 토레스 델 리오 숙소
- 알베르게 카사 마리엘라 45침상 1박 14유로(2026년 8월 확인, 3월 17일~10월 16일), 알베르게-오스탈 산 안드레스 침상 15~30유로, 알베르게-오스탈 라 파타 데 오카 32침상 18~20유로(연중무휴). 마을에 상점과 현금인출기가 있고 약국은 없다(2026년 8월 확인).
- 이라체 와인 샘
- 아예기에서 1.2km. 무료. 현장 안내 기준 08:00~20:00이며 공식 페이지는 24시간으로 적는다. 이른 새벽에는 포도주가 나오지 않는다. 하루 약 100리터를 채우므로 늦은 오후에는 동나 있을 수 있다. 물통을 가득 채우는 행위는 다음 사람 몫을 없앤다.
- 가장 긴 무보급 구간
-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 → 로스 아르코스 12~13km. 마을이 없고 그늘이 거의 없다. 중간의 순례자 오아시스 푸드트럭이 유일한 보급점이며 영업 시각은 고정돼 있지 않다. 비야마요르에서 물을 채우고 가는 편이 확실하다.
- 두 갈래 길
- 이라체를 지나 길이 갈린다. 왼쪽 루킨(Luquin) 경유는 산길, 오른쪽 아스케타 경유는 평탄한 길이다. 순례길 표준 노선은 아스케타 쪽이다.
- 산토 세풀크로 성당
- 1160~1170년 건축, 팔각형 평면. 개방 시각이 계절과 관리인 사정에 따라 바뀌므로 마을 어귀 안내판이나 숙소에서 당일 확인이 필요하다. 토레스 델 리오 시청 +34 948 648 126.
- 약국·의료
- 약국은 로스 아르코스와 산솔에 있다. 토레스 델 리오에는 없다. 보건소는 로스 아르코스 +34 948 640 800. 응급은 112.
- 로스 아르코스 관광안내소
- 전화 +34 948 640 021. 시청 +34 948 441 004(2026년 8월 확인).
- 다음 구간
- 토레스 델 리오 → 로그로뇨. 그론제는 로스 아르코스 → 로그로뇨를 27.6km, 6시간 15분으로 적고, 토레스 델 리오에서 출발하면 약 20km가 남는다. 토레스 델 리오에서 비아나까지는 11.6km이고 오르내림이 뚜렷하며 급한 내리막이 있다. 다음 편에서 다룬다.
| 시설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일 |
|---|---|---|---|---|---|---|---|
| 이라체 와인 샘(현장 안내) | 8~20 | 8~20 | 8~20 | 8~20 | 8~20 | 8~20 | 8~20 |
| 비야마요르 바(연중) | 8시부터 | 8시부터 | 8시부터 | 8시부터 | 8시부터 | 8시부터 | 8시부터 |
| 푸드트럭(약 14km 지점) | 시각 고정 없음 · 계절과 날씨에 따라 나오지 않는 날이 있다 | ||||||
| 카사 마리엘라 접수 | 12~22 | 12~22 | 12~22 | 12~22 | 12~22 | 12~22 | 12~22 |
| 산토 세풀크로 성당 | 개방 시각 유동적 · 당일 확인 필요 | ||||||
시간 단위는 24시간제. 출처: 보데가스 이라체, 그론제, 알베르게스카미노산티아고(2026년 8월 확인). 알베르게 접수 시각은 시즌에 따라 달라지므로 도착 전에 확인하는 편이 낫다.
06
마무리
이 구간은 여정에서 가장 긴 하루가 되기 쉽다. 아예기에서 토레스 델 리오까지 28km이고, 그 안에 마을이 없는 12km가 들어 있다. 대신 앞쪽 8km는 포도밭 사이의 완만한 오르막이라 이른 아침에 거리를 벌어 두기 좋다.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에서 물을 채우고 그늘이 사라지기 전에 절반을 지나면 나머지는 내리막이다.
샘 이야기는 시간의 문제다. 이라체의 수도꼭지는 여덟 시부터 열리고, 하루 몫이 정해져 있어 늦게 가면 이미 비어 있다. 2025년 7월 19일 여섯 시 이십이 분에 우리는 두 시간 가까이 일렀다. 빈 꼭지를 잠그고 다시 걸었다. 두 시간 늦게 나섰으면 마셨겠지만, 그랬다면 그 더위에 28km를 걷지 못했을 것이다. 이 구간에서는 그 둘을 동시에 가질 수 없다.
가장 긴 하루를 걷고 나면 발보다 머리가 먼저 안다. 남은 날을 세는 방식이 달라진다. 여기서 산티아고까지 633km가 남아 있었고, 한국에서는 치료가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그 둘을 같은 속도로 지나가는 중이었다.
도착한 마을에서는 팔각형 성당을 본다. 밖에서는 그저 돌로 쌓은 여덟 면인데, 안에 들어가 천장을 올려다보면 여덟 개 아치가 엇갈려 별을 만든다. 예루살렘의 성묘를 본떠 지었고, 800년 넘게 이 언덕에서 길 가는 사람의 표지 노릇을 했다. 다음 편에서는 여기서 비아나를 지나 로그로뇨까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