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내성 기전과 극복 전략 — 왜 듣던 약이 안 듣게 될까

제11관 · 최신 연구 동향

항암제 내성 기전과 극복 전략 — 왜 듣던 약이 안 듣게 될까

호르몬치료부터 표적치료까지, 잘 듣던 치료가 시간이 지나며 효과를 잃는 이유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신 연구 흐름을 정리합니다.

📅 2026년 업데이트⏱ 읽는 시간 약 13분🔬 근거 등급 표기
⚠️ 이 글은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모든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보호자의 한마디 — "처음엔 종양표지자 수치가 잘 떨어졌는데 왜 다시 오르기 시작했을까요?" 아내의 치료 과정에서 가장 막막했던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의료진은 "내성이 생긴 것 같다"고 했지만, 그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한참 후에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01내성이란 무엇인가 — 원발성과 획득성

약물 내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처음부터 치료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원발성(일차) 내성'과, 처음에는 잘 듣다가 시간이 지나며 효과를 잃는 '획득성(이차) 내성'입니다. 호르몬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약 15~20%는 원발성 내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환자는 결국 획득성 내성을 경험하게 됩니다. 근거등급 A

내성은 암세포가 가진 유전적 다양성과 진화적 선택 압력의 결과입니다. 치료를 시작하면 약물에 민감한 세포들은 사멸하지만, 우연히 약물을 피할 수 있는 돌연변이를 가진 소수의 세포가 살아남아 증식하면서 결국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종양으로 자라납니다.

보호자 노트 — 내성을 "약이 효과가 없어졌다"는 단순한 실패로 받아들이기보다, "암세포가 진화했다"는 생물학적 현상으로 이해하니 의료진과의 대화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다음 치료 단계를 논의할 때도 이 관점이 도움이 됐습니다.

02호르몬치료 내성의 핵심, ESR1 돌연변이

호르몬양성 유방암에서 가장 잘 알려진 획득성 내성 기전은 ESR1 유전자(에스트로겐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 돌연변이입니다.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CDK4/6 억제제 치료를 받는 동안,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리간드 결합 부위에 돌연변이가 생겨 에스트로겐이 없어도 수용체가 스스로 활성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전이성 환자의 최대 40%에서 이러한 돌연변이가 확인됩니다. 근거등급 A

이 돌연변이는 아로마타제 억제제에 대한 저항성과 연관이 크고, 타목시펜이나 풀베스트란트 같은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RD)에는 상대적으로 부분적인 저항성을 보입니다. ESR1 돌연변이가 확인되면 치료 방향을 조정하는 근거가 되며, 013편(호르몬치료 개요)에서 다룬 풀베스트란트나 새로운 경구 SERD 계열 약물(엘라세스트란트, 임루네스트란트 등)로 전환하는 전략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내성 기전주요 영향 약물대응 전략
ESR1 돌연변이아로마타제 억제제SERD 계열로 전환
PIK3CA/mTOR 경로 활성화호르몬치료 전반PI3K·AKT·mTOR 억제제 병용

03CDK4/6 억제제 내성 기전

014편(CDK4/6 억제제)에서 다룬 팔보시클립·리보시클립·아베마시클립도 시간이 지나며 내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세포주기 조절 단백질인 Rb(망막모세포종 단백질)의 소실, CDK6 유전자 증폭, 또는 다른 세포주기 경로(CDK2 등)로의 우회가 보고된 기전들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CDK4/6 억제제 치료 중 발생하는 ESR1 돌연변이를 혈액 검사(액체생검)로 조기에 발견해, 질병이 영상에서 진행되기 전에 호르몬치료 약물을 미리 바꾸는 전략(PADA-1 임상시험)이 일부 임상적 이득을 보였습니다. 다만 돌연변이 발견 시점과 임상적 이득 사이의 상관관계가 완벽하지는 않아, 추가 검증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근거등급 B

04표적치료·ADC 내성

HER2 표적치료에서는 HER2 단백질 발현 소실, 신호전달경로의 우회 활성화, 약물 유출 펌프 증가 등이 내성 기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044·045편에서 다룬 ADC(항체-약물접합체)의 경우, 표적 항원 발현 감소뿐 아니라 페이로드 약물에 대한 세포 내 저항(약물 배출 펌프 발현 증가 등)도 내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ESR1 돌연변이가 단순히 호르몬치료 내성뿐 아니라, JNK/c-Jun/MDR1 경로를 통해 일반 항암화학요법(파클리탁셀, 독소루비신 등)에 대한 내성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전임상 결과가 보고되어, 내성 기전이 약물 종류를 넘어 서로 얽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근거등급 C

05내성을 극복하는 전략들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접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차세대 약물 개발입니다. 기존 SERD보다 더 강력하게 변이형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분해하는 차세대 경구 SERD나, BET 억제제처럼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 전임상 단계에서 연구되고 있습니다.

둘째, 병용요법으로 여러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는 전략입니다. PI3K 억제제(알펠리십), AKT 억제제(카피바서팁)를 호르몬치료에 추가해 PI3K/AKT/mTOR 경로를 통한 우회 내성을 차단하는 방식이 이미 임상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카피바서팁과 풀베스트란트 병용이 단독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을 약 2배로 늘렸다는 임상 결과도 있습니다(FAKTION 임상시험).

셋째, 액체생검을 통한 조기 모니터링입니다. 혈액 속 순환종양DNA(ctDNA)를 정기적으로 검사해 ESR1 돌연변이 같은 내성 관련 변화를 영상 진행보다 먼저 포착하고, 선제적으로 치료를 조정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06한계와 앞으로의 과제

내성 기전은 환자마다, 그리고 같은 환자라도 시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하나의 정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또한 액체생검 기반의 조기 전환 전략이 실제로 생존기간 연장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대규모 3상 임상 데이터는 아직 축적 중입니다. 최적의 약물 조합과 순서를 정하는 것도 여전히 활발한 연구 영역입니다.

FAQ자주 묻는 질문

Q내성이 생기면 더 이상 치료법이 없는 건가요?
아닙니다. 내성이 생긴 약물 계열을 다른 기전의 약물로 전환하거나 병용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이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내성은 '치료 종료'가 아니라 '치료 전략 조정'의 신호로 받아들여집니다.
Q액체생검을 받으면 내성을 미리 막을 수 있나요?
액체생검은 내성 관련 변화를 영상 검사보다 조금 더 일찍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를 통한 선제적 약물 전환이 생존기간을 확실히 늘리는지는 아직 추가 임상 검증이 진행 중입니다.
Q같은 약을 다시 쓸 수는 없나요?
한 번 내성이 생긴 약물을 그대로 재사용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다만 휴약 기간을 두거나 다른 약물과 조합하는 방식으로 일부 약물 계열을 다시 활용하는 전략이 연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SUMMARY핵심 정리

이 글에서 기억할 것
  • 내성은 암세포의 유전적 다양성과 치료 압력에 따른 진화적 선택의 결과다.
  • ESR1 돌연변이는 호르몬치료 내성의 핵심 기전으로, 최대 40%의 전이성 환자에서 나타난다.
  • PIK3CA/AKT/mTOR 경로 활성화도 주요 내성 기전이며 표적 억제제 병용으로 일부 극복 가능하다.
  • 액체생검을 통한 조기 모니터링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표준은 아니다.
  • 내성 발생이 곧 치료 중단을 의미하지 않으며, 대부분 치료 전략 조정으로 이어진다.
📚 참고문헌
  1. Advances in ESR1-Mutated Metastatic Breast Cancer Treatment. Allucent, 2025.
  2. Overcoming Resistance to CDK4/6 inhibitors in HR+/HER2- Breast Cancer. Cancer Treatment Reviews, 2025.
  3. Beyond endocrine resistance: ESR1 mutations mediate chemotherapy resistance via JNK/c-Jun/MDR1. PMC, 2025.
  4. Targeting ESR1 mutation-induced transcriptional addiction with BET inhibition. PMC, 2023. 원문 보기 →
  5. Endocrine-Resistant Breast Cancer: Mechanisms and Treatment. PMC, 2020. 원문 보기 →
  6. Imlunestrant, a next-generation oral SERD, overcomes ESR1 mutant resistance. PMC, 2025.
  7. 국가암정보센터. 유방암 치료 내성과 재발 관리. 보건복지부; 2024. 원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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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생검과 순환종양DNA(ctDNA) — 혈액으로 암을 추적하다
047편에서 언급된 액체생검 기술을 깊이 다루며, 진단·모니터링·치료 결정에서의 최신 활용을 정리합니다.
온주 (Onju)

호르몬양성 유방암 환자의 남편이자 전담 보호자.
논문과 가이드라인을 환자·보호자의 언어로 번역하는 콘텐츠 연구자입니다.
이 글은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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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유방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조언이나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같은 병기라도 개인의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치료와 관련된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응급 상황에서는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가까운 응급실을 방문하세요.

작성: 유방암 환자의 보호자(비의료인) · 근거 표기와 정정 절차는 정정 및 편집 방침의료정보 이용안내를 참고하세요.

OnZu

OnZu (보호자)

아내의 유방암 진단 이후, 식이와 생활을 직접 공부하며 기록하는 보호자입니다. 모든 글은 발표된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하며, 의학적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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