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콩과 유방암 — 이소플라본 논쟁 정리

EP.15 · 식재료와 유방암

두부와 된장, 식탁에서 치워야 할까

이소플라본과 아로마타제 억제제 — 근거를 따라가 본 이야기

콩·이소플라본 아로마신(엑세메스탄) 제니스테인 식품 vs 보충제

글 · TheOnZu — 아내를 돌보는 남편, 세 아이의 아빠

아내는 타목시펜이 아니라 아로마신(엑세메스탄)과 루프린 주사로 치료 중입니다. 진단 직후 저희가 가장 먼저 겁먹었던 식재료가 콩이었습니다.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니 ER 양성 유방암엔 두부도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 때문이었는데, 실제 논문을 찾아보니 이야기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목차
  1. 우리 집 이야기
  2. 무엇이 들었나
  3. 유방암과의 관계 — 작용 기전
  4. 근거 — 논문과 임상
  5. 섭취 형태의 과학
  6. 그늘과 주의점 — 아로마신 복용자 관점
  7. 흔한 오해
  8. 우리 집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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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이야기

저희 집은 원래 된장국과 두부를 자주 먹는 평범한 한국 가정입니다. 아내가 ER 양성 유방암 진단을 받은 직후, 저는 겁이 나서 한동안 된장국도 끊고 두부도 식탁에서 치웠습니다. "콩의 이소플라본이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호르몬 양성 유방암을 키운다"는 글을 여러 번 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실제 연구들은 두 갈래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시험관 실험에서는 정제된 제니스테인이 아로마타제 억제제의 효과를 방해한다는 우려스러운 결과가 있었던 반면, 실제 유방암 환자를 추적한 역학연구에서는 정반대에 가까운 결과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 둘을 뭉뚱그리지 않고 각각 무엇을 말하는지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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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들었나

콩에는 이소플라본류인 제니스테인과 다이드제인이 대표적으로 들어 있습니다. 이들은 구조가 에스트로겐과 비슷해 '식물성 에스트로겐(phytoestrogen)'으로 불립니다. 다만 실제 연구들을 볼 때 중요한 건 같은 이소플라본이라도 두부·된장 같은 식품 형태로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양과, 캡슐로 정제·농축한 제니스테인 보충제로 섭취하는 양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제니스테인·다이드제인콩의 대표 이소플라본c1
식품 vs 보충제연구 결과가 크게 갈리는 지점c2
폐경 후 vs 폐경 전역학연구에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 지점c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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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과의 관계 — 작용 기전

시험관 실험에서의 우려 정제 제니스테인이 아로마타제 억제제의 효과를 방해

유방암 세포와 지방조직 공동배양 모델을 이용한 시험관 실험에서, 정제된 제니스테인은 유방암 관련 아로마타제의 발현과 활성을 오히려 높이고, 아로마타제 억제제(파드로졸)가 종양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무력화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근거로 유방암 치료 중 제니스테인 섭취를 피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실제 환자 추적 연구에서의 그림 식품 형태 이소플라본 섭취는 다른 양상

반면 내분비 치료(타목시펜 또는 아나스트로졸)를 받는 실제 유방암 환자를 추적한 역학연구에서는, 식이를 통한 이소플라본 섭취가 종양을 키우는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재발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 효과는 폐경 후 환자에서만 뚜렷했고, 폐경 전 환자에서는 특별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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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 논문과 임상

기초연구(2011) 제니스테인과 아로마타제 억제제의 시험관 상호작용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연구진이 개발한 유방암 세포·지방조직 공동배양 모델에서, 정제 제니스테인은 아로마타제 발현과 활성을 높이고, 아로마타제 억제제인 파드로졸이 종양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무력화했습니다. 저자들은 유방암 치료 중에는 제니스테인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임상 코호트(2010) 내분비 치료 중인 유방암 환자의 이소플라본 섭취와 재발·사망

수술 후 타목시펜 또는 아나스트로졸(아로마타제 억제제)로 내분비 치료를 받은 실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입니다. 식이를 통한 이소플라본 섭취량이 높을수록 ER·PR 양성이면서 아나스트로졸 치료를 받는 폐경 후 환자군에서 재발 위험이 낮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폐경 전 환자에서는 이소플라본 섭취와 재발·사망 간에 뚜렷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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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취 형태의 과학

1 발효 콩 식품 활용 된장·청국장처럼 발효를 거친 콩 식품은 이소플라본이 장에서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일부 전환돼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 평소 먹던 양 그대로 저희는 두부 한 모, 된장국 한 그릇처럼 원래 식단에 있던 양을 그대로 유지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진단 이후 갑자기 양을 늘리거나 줄이지 않았습니다.
3 정제 보충제와는 구분 이소플라본·제니스테인을 고농축한 캡슐 형태 보충제는 앞서 본 시험관 연구에서 우려된 형태에 훨씬 가깝습니다. 저희 집은 식품 형태만 유지하고 보충제는 따로 챙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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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과 주의점 — 아로마신 복용자 관점

⚠️ 짚고 넘어갈 점

앞서 본 임상 코호트 연구의 안심되는 결과는 폐경 후 환자에게서 나온 것이며, 저희 아내처럼 루프린으로 난소기능을 억제하는 폐경 전 상황에서는 이소플라본 섭취와 치료 결과 사이에 뚜렷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안전이 확인됐다'는 뜻도 아닙니다. 또한 그 안심되는 결과는 두부·된장 같은 식품 형태 섭취에 대한 것이며, 정제 제니스테인 보충제에 대한 시험관 연구는 오히려 아로마타제 억제제 효과를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둘을 분명히 구분해서, 식품은 유지하되 이소플라본·제니스테인 보충제는 시작하지 않기로 하고 담당 의료진과도 이 점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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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오해

이소플라본이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니 ER 양성 유방암엔 두부·된장도 끊어야 하나요?
평소 먹던 수준의 콩 식품 섭취를 걱정할 근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우려가 제기된 것은 정제·농축된 제니스테인 보충제를 이용한 시험관 실험이었지, 일상적인 두부·된장 섭취가 아니었습니다.
그럼 이소플라본 보충제를 따로 챙겨 먹으면 더 좋지 않을까요?
오히려 반대에 가깝습니다. 정제 제니스테인은 시험관 실험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의 효과를 방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했습니다. 저희는 식품 이상의 보충제는 챙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폐경 후 환자 대상 연구 결과를 그대로 믿어도 되나요?
그 연구는 폐경 후 환자에게서 안심되는 결과를 보였고, 폐경 전 환자에서는 관련성이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루프린으로 난소기능을 억제하는 저희 아내 같은 상황에는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담당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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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결론

저희는 두부와 된장을 다시 식탁에 올렸습니다. 평소 먹던 수준의 콩 식품이 아로마신 치료를 방해한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소플라본·제니스테인을 농축한 보충제는 시작하지 않기로 했고, 폐경 전·난소기능억제 상황에 대한 자료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기억하며 계속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고 있습니다.

⚠️ 의학적 고지 — 개인의 경험·정보이며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관찰연구는 인과를 확정하지 않으니 반드시 주치의·약사와 상의하세요. 의학적 고지
주요 참고문헌
  • Van Duursen MBM, Nijmeijer SM, de Morree ES, de Jong PC, van den Berg M. Genistein induces breast cancer-associated aromatase and stimulates estrogen-dependent tumor cell growth in in vitro breast cancer model. Toxicology. 2011;289(2-3):67-73. 원문 보기 →
  • Kang X, Zhang Q, Wang S, Huang X, Jin S. Effect of soy isoflavones on breast cancer recurrence and death for patients receiving adjuvant endocrine therapy. CMAJ. 2010;182(17):1857-1862. 원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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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Zu

OnZu (보호자)

아내의 유방암 진단 이후, 식이와 생활을 직접 공부하며 기록하는 보호자입니다. 모든 글은 발표된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하며, 의학적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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