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오일, 지중해식 식단이라는 말에 혹하기 전에
올리브 폴리페놀과 아로마타제 억제제 — 근거를 따라가 본 이야기
아내는 타목시펜이 아니라 아로마신(엑세메스탄)과 루프린 주사로 치료 중입니다. 저희 집은 원래도 올리브오일을 자주 쓰는 편인데, "올리브오일이 아로마타제 억제제 효과를 더 세게 만들어준다"는 연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정확히 어떤 연구인지 확인해봤습니다.
- 우리 집 이야기
- 무엇이 들었나
- 유방암과의 관계 — 작용 기전
- 근거 — 논문과 임상
- 고르고 쓰는 방식의 과학
- 그늘과 주의점 — 아로마신 복용자 관점
- 흔한 오해
- 우리 집 결론
우리 집 이야기
저희는 원래 볶음이나 샐러드에 올리브오일을 즐겨 쓰는 편이었습니다. 아내가 아로마신을 시작한 뒤, "지중해식 식단이 유방암에 좋다더라"는 말과 함께 "올리브오일이 아로마타제 억제제 효과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연구도 있다"는 말까지 듣게 됐습니다. 저는 이 말이 어디까지가 실제 연구 결과이고 어디부터가 과장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찾아보니 실제로 그런 제목의 논문이 있었습니다. 다만 그 논문이 정확히 무엇을 실험했는지, 아내가 먹는 아로마신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인지는 따로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무엇이 들었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에는 지방산 중 올레산(오메가-9 단일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그 밖에 하이드록시티로솔·올레우로페인·올레오칸탈 같은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 폴리페놀 함량은 정제 과정을 많이 거칠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같은 '올리브오일'이라도 엑스트라버진과 정제 올리브오일은 성분 구성이 다릅니다.
유방암과의 관계 — 작용 기전
올레우로페인, 하이드록시티로솔, 올레오칸탈은 시험관 실험에서 ER 양성(MCF-7)과 삼중음성(MDA-MB-231) 유방암 세포 모두에서 PI3K-AKT 신호 경로 인산화를 억제해 증식을 늦추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과 올레산을 레트로졸·아나스트로졸(비스테로이드성 아로마타제 억제제)과 함께 처리한 ER 양성 MCF-7 세포 실험에서, 세포 내 글루타티온(GSH) 수치가 낮아지면서 세포사멸이 늘어나는 상승 효과가 관찰됐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사람이 아닌 배양세포 단계의 실험이며, 사용된 약물도 레트로졸·아나스트로졸로 아내가 쓰는 엑세메스탄(스테로이드성 아로마타제 억제제)과는 작용 방식이 다른 약물입니다.
근거 — 논문과 임상
ER 양성 MCF-7 유방암 세포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EVOO)과 그 주성분인 올레산을 레트로졸·아나스트로졸과 함께 처리했더니, 단독 처리보다 세포사멸이 늘어났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세포 내 글루타티온 고갈과 활성산소 증가를 통한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는 배양접시 위 세포 실험 결과이며, 사람 몸에서 같은 효과가 재현되는지는 별도의 임상 검증이 필요합니다.
유방암 고위험군 여성 51명(폐경 전·후 모두 포함)에게 올리브오일 폴리페놀인 하이드록시티로솔 하루 25mg을 12개월간 경구 투여한 임상시험입니다. 전체 참가자에서는 유방 밀도 감소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60세 이상이면서 기저 유방 밀도가 높았던 여성군에서는 유의한 감소가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는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 치료를 다룬 것은 아니지만, 하이드록시티로솔을 보충제 형태로 사람에게 투여한 실제 임상 자료라는 점에서 참고할 만합니다.
고르고 쓰는 방식의 과학
그늘과 주의점 — 아로마신 복용자 관점
"올리브오일이 아로마타제 억제제 효과를 강화한다"는 연구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배양세포 단계의 시험관 실험이며 사용된 약물도 레트로졸·아나스트로졸(비스테로이드성)입니다. 아내가 쓰는 엑세메스탄은 아로마타제 효소 자체를 비가역적으로 불활성화시키는 스테로이드성 억제제로 작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상승효과가 그대로 나타난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저희는 이 연구를 "아로마신 효과를 더 세게 만들어준다"는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앞으로 더 검증이 필요한 가설 단계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올리브오일 자체는 아로마신을 포함한 약물과의 직접적인 부작용 상호작용이 특별히 보고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열량이 높은 지방이므로, 아로마신 복용 중 체중 관리가 신경 쓰인다면 전체 섭취량 안에서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흔한 오해
우리 집 결론
저희는 올리브오일을 계속 주방에 두고 씁니다. "아로마신 효과를 배가시켜준다"는 말을 그대로 믿고 특별히 더 챙기지도, 반대로 걱정할 필요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그 흥미로운 시험관 연구가 아내가 쓰는 엑세메스탄과 같은 조건에서 나온 결과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기억하며, 평소처럼 지중해식 식단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 Ismail AM, In LLA, Tasyriq M, Syamsir DR, Awang K, Mustafa AHO, Idris OF, Fadl-Elmula I, Hasima N. Extra virgin olive oil potentiates the effects of aromatase inhibitors via glutathione depletion in estrogen receptor-positive human breast cancer (MCF-7) cells. Food Chem Toxicol. 2013;62:817-824.
- Puri A, Yin Z, Granados-Principal S, Ensor J, Guzman L, Rosato R, Zhao H, Wong S, Wang L, Patel T, Chang JC. Hydroxytyrosol, a Component of Olive Oil for Breast Cancer Prevention in Women at High Risk of Cancer. Int J Breast Cancer. 2025;2025:8831168.